━━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풍경(묘비명1) - 김성춘

Joyfule 2006. 11. 6. 00:41
 
 
   
풍경(묘비명1) - 김성춘
내가 본 묘비명 중에
'먼길 와 주셨는데 일어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유머러스한 어느 문필가의 그것보다
어느 무명인의
'어물어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라는
묘비명이 더 가슴을 친다.
속절없이, 가버린
생의 오후 시간표 앞에서
내 무덤을 생각하다
무명인의 묘비명을 생각한다.
창밖 흐르는 풍경을 본다.
눈 맑은 새 한마리 푸른 속으로
정처없이 발을 내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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