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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구 상

Joyfule 2007. 9. 24. 06:01
       
       
      한가위 - 구 상 
      어머니! 
      마지막 하직할 때 
      당신의 연세보다도 
      이제 불초 제가 나이를 더 먹고 
      아버지 돌아가실 무렵보다도 
      머리와 수염이 더 세었답니다. 
      어머니! 
      신부(神父)형이 공산당에게 납치된 뒤는 
      대녀(代女) 요안나 집에 의탁하고 계시다 
      세상을 떠나셨다는데 
      관(棺)에나 모셨는지, 
      무덤이나 지었는지 
      산소도 헤아릴 길 없으매 
      더더욱 애절탑니다. 
      어머니! 
      오늘은 중추 한가위, 
      성묘를 간다고 백 만 시민이 
      서울을 비우고 떠났다는데 
      일본서 중공서 성묘단이 왔다는데 
      저는 아침에 연미사(煉彌撒)만을 드리곤 
      이렇듯 서재 창가에 멍하니 앉아서 
      북으로 흘러가는 구름만 쳐다봅니다. 
      어머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