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서울서 버림받은 아이, 프랑스 장관 되나… '佛 대선 1위' 옆 미모의 한국 여성, 누구인가봤더니 [파리=이성훈 특파원]
입력 : 2012.04.25 03:10 | 수정 : 2012.04.25 14:46
한국인 입양아 펠르랭, 올랑드 집권시 입각 1순위 한국이름 김종숙, 생후 6개월에 입양… "교육 못받은 양어머니 기도에 이 악물고 공부했어요" 16세때 바칼로레아 합격, 명문학교 졸업…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지위가불평등 만들어… 이 구조 바꾸고싶어… 한국의 경제발전 놀라워요"
- 프랑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핵심 참모로 눈길을 확 끈 플레르 펠르랭(39). 펠르랭은 서울에서 태어나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으며, 최고 명문교를 나와 29세에 정치에 입문했다. /플레르 펠르랭 제공
차기 프랑스 대통령이 유력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PS) 후보가 1차 대선 투표를 앞두고 참모들과 회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올랑드 뒤에 세련된 아시아 여성이 서 있었다.
올랑드 대선 캠프에서 IT정책 보좌관으로 일하는 플레르 펠르랭(Pellerin·39·한국명 김종숙)이었다. 펠르랭은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로부터 올랑드 집권 시 입각 1순위로 꼽히는 올랑드의 핵심 참모다. 올랑드는 그를 "우리 캠프의 살림꾼"이라고 했다.
펠르랭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들 내가 장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당장은 5월 6일 결선투표 승리가 목표"라고 말했다.
펠르랭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생후 3~4일쯤 됐을 때 거리에서 발견돼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6개월 뒤 프랑스로 입양됐다. 그의 일곱 살 아래 여동생도 한국인 입양아다. 그를 입양한 프랑스 아버지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술자였다.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양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펠르랭은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 했다. 펠르랭은 남들보다 2년 빠른 16세 때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했고, 명문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고등경영대학원)과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 명문학교를 졸업했다.
대선을 앞두고 올랑드 후보(오른쪽 앞)가 한 카페에서
연 참모 회의에 펠르랭(맨왼쪽)이 참석한 모습이다. /플레르 펠르랭 제공
감사원에서 근무하던 그는 2002년 사회당 대선 캠프에서 연설문안 작성에 참여하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과 사회적 지위로 인해 생기는 불평등을 개선하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는 사회당에서 디지털경제 전문가로 활동했고, 여성 정치인 모임인 '21세기 클럽'의 회장도 맡고 있다.그는 입양아라는 사실이 마음의 짐이자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버려진 아이라는 생각이 늘 나를 힘들게 했지만, (자신의 입양처럼) 중요한 일이 우연히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 생각을 하면서 성공과 권력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펠르랭은 전 남편과의 사이에 딸(7)을 두고 있다. 재혼한 남편도 공직에서 일한다. 입양 후 한국을 방문해본 일이 없다고 한다. 펠르랭은 "주변에 한국 친구가 없어서 아쉽다"며 "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이 놀랍고,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먼 장래를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면서도 "언젠가 소설을 꼭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