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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詩 모음

Joyfule 2025. 2. 3. 13:07

 

 

 해학詩 모음


⊙ 늙은 부부

당신은 내 비서관
나는 당신의 보좌관
비서관 등 좀 긁어 줘요
보좌관 내 허리좀 주물러요
비서관 없으면 나 못살지
보좌관 없으면 내도 못살아요
늙어 갈수록 비서관이
늙어 갈수록 보좌관이
꼭 필요 해요

없으면 안돼요

늙은 부부 우리 부부

 

⊙ 다 그런 거야

사랑은 다 그런 거야
산다는 것은 다 그런 거야
세월 가면 추억으로 남는 거야
인생살이 다 그런 거야
잘 난 사람 못난 사람 다 그런 거야
훗날에 한줌의 재로 남는 거야
너도 나도 모두가
다 그런 거야

다 그런거야

 

⊙ 늙은 친구

친구야 와 이리 늙었노
허허 너는 와 늙었나
아무 생각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았더니
내 늙은 것 네 늙은 것 잊었나 보다
세월의 무상함이
한치의 오차 없이
네 얼굴에 내 얼굴에
쫙쫙 줄 긋고 지나갔구나
허허 친구야
너는 네 마음 잘 알지
나도 네 마음 잘 안다

 

⊙ 이력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다
학교에 다닐 때도
못난 놈이라고 쳐다 보지도 안했다

나는 군대에서 특급 고문관이었다
제대복 입으면서 나를 찾았다
박병장 고향에 갑니다
나는 직장에서 제일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다
예 아니오 소릴 못한 성격에
내 앞에는 항상 일이 산처럼 쌓였다


⊙ 세월은 탓할 수 없지

세월은 
낙엽을 지게 한다
세월이 가면 떨어지는 저 낙엽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한다
세월이 가면 늙은 저 노인
세월은 탓할 수 없지

       - 詩庭 박 태훈의 '해학이있는 아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