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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에 알짜 이슈가 행방불명

Joyfule 2012. 4. 9. 09:42

선거판에 알짜 이슈가 행방불명

 

선거판이 영 웃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위협, 탈북자 강제송환, 야권 단일화에 앞장섰던 범민련 간부의 김정일 찬양...

같은 것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좌파 야권은 의례 그렇다 치고, 여권조차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런 문제들이 하찮은 것이라 그러는가?

 

북한 미사일 발사 위협은 전 세계가 들썩이는 주요 이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일본 정부도 깊은 관심과 우려를 표명했다.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이 온통 난리인 셈이다.

그런데 한명숙은 당연히 그러겠지만 박근혜 위원장 역시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전 세계가 떠드는 문제가 유독 한국 정치판에서만은 찬밥 신세라는 이야기다.

웃겨도 보통 웃기는 엉터리가 아니다.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토론과 표결도 없이 결의안을 내놓은 이슈다.

토론과 표결이 없었다는 것은 그 만큼 이 사안이 압도적인 글로벌 컨센서스를 획득했다는 뜻이다.


토론이고 표결이고 자시고가 전혀 필요 없었을 정도로.

그런데 유독 한국 선거판에서만은 그게 ‘이 세상에 없는 것’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웃다가 기절을 할 노릇 아닌가?

문제의 범민련 간부는 야권 단일화가 성사됐을 때 한명숙 이정희 백락청 교수 등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쥔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직후 평양에 가서 이명박 정부가 위대한 김정일 애도를 훼방했다며 분개했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셈인가?

야권연대는 그렇다면 이런 노골적인 김정일 예찬자하고도 한 패가 되자는 것이었나?

박근혜 위원장 눈에는 이런 게 별 중요한 논점이 아닌 것으로 비친다는 것인가?
그러면 대체 뭐가 중요한 이슈라는 것인가?

 

박근혜 위원장의 고충은 물론 이런 것인 듯하다.

우리 사회의 20% 이상이 천안함 폭침이 북의 소행임을 믿지 않는 현실에서,

그리고 20~30대 다수가 ‘이념적인 것’을 썩 반기지 않는 추세에서 “그럼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그러나 바로 그게 문제다. 좌파 아닌 세력이 당연한 싸움을 회피하고 계속 입 닫은 채 흘러 흘러 밀려가는 것-이게 문제다.

4대 강국이 한결같이 우려하는 한반도 최대의 안보 이슈,


세계기구 절대다수가 입을 모아 개탄한 한반도 최대의 인도적 이슈,

김정일 예찬 부류가 드디어 제도권 범좌파에 끼어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아예

그 고삐 한 자락을 움켜쥔 오늘의 한국정치 최대의 특기사항-이런 걸 총선 판 새누리당은 중요한 싸움 의제로 부각시키질 않는다.


그런 싸움 섣불리 했다가는 불리해진다는 열패(劣敗)의식에서,

아니면 머릿속에 그런 개념 자체가 아예 없어서. 이런 식으로 나가다 장차 어디까지 갈 작정인가? 낙동강까지?

 

범좌파가 복지라는 사탕발림으로 그들의 진짜 속내인 이념적 변혁 시나리오를 슬쩍 안쪽에 감추려는 것은

그들로서는 당연한 전술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어마 뜨거워라” 그 진짜 알맹이를 손톱만큼도 건드리려 하지않는 것은

너무나 해괴한 막장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