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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종말론에 사로잡힌 중국, 왜?

Joyfule 2012. 1. 29. 00:39

2012 종말론에 사로잡힌 중국, 왜?
다수의 중국인들이 올해가 용의 해라서 아기를 갖겠다고 결심하고 있는 한편 다른 이유로 아기를 가지려는 이들도 있다. 바로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올해 세상의 종말이 올지 모른다는 이런 두려움은 현재 중국 전역에 만연해있다. 

트위터와 유사한 인기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 ‘시나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남편이여, 인류의 종말이 가까워왔으니 아기를 갖는 게 어떠한가? 앞으로 10개월 남았다”라고 말했다. 그녀 말고도 이런 식의 코멘트를 남기는 사람은 많았다.

지구 종말에 대한 이 믿음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바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2009년 영화 “2012”에서인데 세상을 파멸로 몰고 간 전세계적 재난에 관한 영화다.

미국에서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은 이 영화에 중국 관객들은 완전히 빠져들었다. “2012”는 박스 오피스 수입 4억6천6백만 달러를 올리며 중국에 진출한 할리웃 영화 중 최고의 수입을 자랑하는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고 업계 조사기관 엔트그룹(EntGroup)은 밝힌다. 

관객들은 임박한 지구 종말이라는 스토리라인과 어마어마한 할리웃 특수효과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중국인을 좋은 사람으로 그린 점에 특히 감정이입을 하는 것 같았다. 인류를 구하는 데 일조하는 방주(方舟, ark)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이다. 

중국에서 상영 된지 거의 3년이 지났지만 중국인들은 여전히 이 할리웃 블록버스터가 실제로 미래를 예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방주 승차권 사셨나요?”는 중국 전역에서 흔히 오가는 질문이 되었고 북한 김정일, 리비아 카다피 등 세계 지도자들의 사망에 대한 반응으로 웹에서도 자주 사용되었다. 많은 중국인들은 김과 카다피가 방주에 타기 위한 계획을 위장하기 위해 가짜로 죽은 척 했다고 의심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공포의 분위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매출 기준 중국 최대 e 커머스 사이트인 ‘타오바오닷컴’에서는 일부 판매자들이 “주오 밍 구 방주 승차권”이라는 것을 팔고 있다. VIP 승차권은 한 장에 5위안이다.

이와 같은 종말론 히스테리가 다소 우스개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허난성에서는 한 남성이 석유 저장 탱크를 개조해 자신만의 방주를 만들려고 하기도 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즈’가 대해일보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 탱크가 방주가 되며, 20명이 탈 수 있고, 음식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며, 공기순환도 충분히 된다고 말했다.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강력한 힘과 신비로움을 가지게 된다는 믿음 하에 커플들이 아기를 가지려 서두르는 나라에서 종말론 히스테리가 이같이 확대된 것은 어찌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물론 모든 중국인들이 이 영화의 예언을 믿는 것은 아니다. 용띠 아기와 종말론 히스테리가 가져 올 결과를 짐작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는 용의 해이고, 만약 올해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2013년은 베이비붐(baby boom)의 해가 될 것”이라고 또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썼다. 

(World Street Journal, 아세아 판, Korea Real Tim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