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운데)와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
정청래 의원(왼쪽).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쇠파이프와 쇠망치, 철제 사다리와 각목, 복면과 두건은 사 竄낫
그러나 공권력을 조롱하는 가면과 ‘대통령 처형’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이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달 14일 광화문 폭동을 주도한 한상균 민조노총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는
문재인, 이종걸, 심상정 등 수십 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떼’로 메웠다.
노동자와 농민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모였다면서,
뜬금없는 ‘사드(THAAD) 배치 반대-원전(原電) 건설 반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으며,
한쪽에서는 대법원 확정판결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서울 도심 한 귀퉁이에서는 수십 명의 청년들이,‘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부정하면서’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가위로 자르는, 철딱서니 없는 짓을 벌였다.
2015년 12월 5일,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교조, 한국진보연대 등이
공언한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본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 4천명,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이 참가했다.
▲ '박근혜 처형' 문구를 적은 손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참가자들은, 본 집회가 끝난 뒤 농민 백남기씨가 입원 치료 중인
혜화동 서울대병원까지 예정된 시가행진을 벌이면서,
정부와 공권력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를 처형하라”는 구호가 나오는가 하면,
누군가는 “이석기 석방”을 목 놓아 외쳤다.
“병신년(丙申年), 박근혜는 물러나라” 등의
원색적인 구호와 피켓도 난무했다.
▲ 대통령 비하 선전물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조계사에 숨어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 주최 측은 본 집회 시작과 함께 한상균 위원장의 영상메시지를 스크린에 올려,
이날 집회의 배후에 한상균 위원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날 한상균 위원장은 마치 자신이 일제에 맞선 독립투사라도 되는 것처럼,
“독재정권의 탄압이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며 군중을 선동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을 폐허로 만든 ‘광화문 폭동’이 정당했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었으며, 지난달 14일 폭력시위를
비판하고 있는 국민들의 뜻에도 어긋났다.
그럼에도 광장에 모인 군중은 우상(偶像)의 ‘설교’에 환호로 답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수십 명도 그 자리에 있었다.
이들은 목에 청색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나 이날 집회와 행진에 함께 참석했다.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이날 집회를 ‘파티’로 착각한 듯 가면무
▲ 가면을 쓰고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무도회에서나 착용할 법한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집회 현장에서는 제2의 광화문 폭동을 막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p>
복면금지법(집시법 개정 법률안)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상당수의 집회 참가자가 각종 캐릭터 가면을 쓰고 나왔으며,
일부 참가자는 다른 이들에게 하나에 1만원씩 받고 가면을 팔았다.
군중들은 가면을 쓰고 행진하면서, ‘폭력시위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집시법 개정안의 취지를 애써 외면했다.
가면을 쓰고 나타난 은수미 의원 역시 군중들이 벌이는 억지 촌극에 힘을 보탰다.
▲ 집회 참가자들이 가면을 팔고 있다. ⓒ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자신들을 ‘군인권센터’라고 당당하게 밝힌 시민단체는,
“의경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회를 막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
군인권센터’가 엉뚱한 주장을 하는 동안,
서울광장 건너편에서 이날 집회를 지켜 본 의경 어머니들은,
마음을 졸이면서 집회가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도했다.
이날 집회 그 어디서도, 지난달 14일 벌어진 ‘광화문 폭동’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어디서도 광화문 폭동으로 부상당한 113명의 의경 및 경찰관들에 대한
위로나 격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평화의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수십 명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정의당 의원들도,
광분한 폭도들의 폭력으로 부상당한 의경들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폭력시위를 벌이다가 부상당한 농민 한명의 쾌유만을 기원했다.
물리적 폭력은 사라졌지만,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공권력을 조롱하는 속칭 진보의 못된 구태는 이날도 재현됐다.
속칭 진보의 동떨어진 현실인식은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한상균 위원장의 ‘설교’에 그대로 묻어났다.
이날 한상균 위원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11월 14일 우리 민중들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했다”고 운을 뗐다.
광화문 폭동의 잔혹성을 폭로한 동영상과 사진을 접한 60% 이상의 국민들이,
당시 시위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상균 위원장은 이런 국민의 뜻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러면서 한상균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잠깐의 탄압을 받을지언정,
폭력적 독재정권이 결코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며,
군중을 선동했다.
이어 한상균 위원장은 “제가 있는 곳이 조계사든 감옥이든 투쟁 현장이든,
이 시대가 저에게 부여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밝힌다”고 했다.
특히 한상균 위원장은
"오늘 2차 민중총궐기가 더 큰 민중의 항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으로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위원장 현실을 철저하게 왜곡했다.
▲ 민주노총 깃발. ⓒ 뉴데일리DB
▲ 집회에 등장한 전교조 깃발. ⓒ 뉴데일리DB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67만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3% 수준이다.
더구나 민주노총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금속노조, 건설노조 등은
대부분 대기업 근로자들로 구성돼 있다.
민주노총 강경투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교조는
소속 회원 모두가 교사 신분이다.
결국 민주노총의 핵심 구성원들은, 이른바 ‘귀족노조’와
정년이 보장된 교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해 연봉이 5~6천만원 이상인 이들이, ‘비정규 직’과 ‘
노동자의 삶’을 말하는 것은 언어의 유희나 다름이 없다.
오히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귀족노조 연합체인
민주노총의 파업 때문에 생계 곤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한상균 위원장의 위 발언은,
현실을 철저하게 왜곡한 거짓 선동이자 망언에 불과하다.
그의 총파업 주장은, 귀족노조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한,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집회와 행진을 함께 한,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행태 역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폴리스라인 바로 앞에 서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과
정청래 의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이종걸 대표를 따라 나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설훈, 원혜영,
오제세, 김승남, 박남춘, 강동원, 김기식, 전정희, 신정훈, 김기준,
유은혜, 이학영, 인재근, 김현, 이용득, 최민희, 은수미, 남윤인순,
노웅래, 임수경, 김광진, 김민기, 김태년, 심재권, 진성준 의원 등이었다.
정의당 심상정, 김제남, 정진후 의원은
이들과 별도로 집회에 참가했다.
문재인 대표는 ‘침묵시위’를 하겠다며 별다른 말없이 시위대와 함께 거리를 행진했지만,
은수미 의원은 가면을 쓰고 나왔으며,
정청래 의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쳄㎢育 환호에 답했다.
정청래 의원은 일부 시위대가 환호를 보내자, 문재인 대표에게
“내가 조직을 동원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청래 의원은 누군가 ‘가면’에 대해 묻자,
“얼굴이 커서 가면이 맞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광화문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정부와
공권력을 비난-조롱할 목적으로 개최한 행사에,
입법을 책임진 국회의원들이 ‘떼’로 몰려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 참가했다는 것은,
과연 새정치연합이 국가의 살림살이를 맡을 만한
자격을 갖춘 수권정당인지를 의심케 한다.
광화문 폭동에 이어 이날 집회는 한국진보연대가 준비했다.
한국진보연대는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을 모태로 하는, 범 좌파 연합체다.
광우병 파동은 물론 제주해군기지 건설 및 통진당 해산 반대,
세월호 추모 시위 등에 적극 가담하면서, 반정부 활동을 이끌어왔다.
▲ 통진당 해산 반대 발언을 하고 있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 TV조선 화면 캡처
한국진보연대 1기 공동대표 중 한명인 오종렬 의장은,
구 통합진보당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반국가-반정부 운동에 적극 가담한 인사다.
박석운 대표도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이날 행진에서는, 최근 경찰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 명의의,
대통령 퇴진 요구 전단지도 뿌려졌다.
▲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이
'2016 병신년, 박근혜 댓통령님' 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제공
이날 집회에는 앳된 얼굴의 학생들도 많이 참가했다.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대표 김순희) 회원 5명은,
이날 전교조 교사들에 의한 ‘학생 강제동원’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시위현장을 누볐다.
김순희 대표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집회 현장에서 적지 않은 학생들을 봤는데,
너무 안타까웠다”며, “‘국정화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여학생 둘이 외진 곳을 배회해 대화를 나눠 릿
경기 백00고 학생이었고 어쩔 수 없이 나온 듯했다”고 말했다.
광화문 폭동 당시보다 줄기는 했지만, 시위대의 음주행위도 목격됐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변에서 음주를 하거나,
지나가던 시민들과 설전을 주고받는 등 추태를 보였다.
▲ 2차 민중충궐기 집회 참가자들이 술판을 벌인 모습. ⓒ 뉴데일리DB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대를 향해
“김정은한테 가라 빨갱이들아”,
“배가 부르니까 이러는 거다”라며 야유를 보냈다.
이날 집회는, 광화문 폭동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주최 측이 연출한대로,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零?측은 ‘제3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19일 열겠다고 예고하면서,
“세상을 뒤집겠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특별취재팀 : 양원석, 유경표, 임재섭, 이길호, 오현지, 이종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