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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Joyfule 2009. 5. 15. 01:11
       
    5.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 제 3 막 1 -  
    궁중의 어떤 방이다
    간악한 클로디어스 왕은 갖은 수단을 써서 햄릿의 광증의 원인을 캐내려고 했으나 
    뜻대로 밝힐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오늘은 햄릿이 잘 드나드는 방에서 
    오필리아와 만나게 하고그 현장을 엿보기로 하였다. 
    왕과 폴로니어스는 오필리아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휘장 뒤로 숨어 버렸다
    오필리아는 마음이 아프도록 괴로웠다. 
    왕자가 자기 때문에 그렇게 변했다면 
    자기에게도 왕자를 소생시킬 책임이 있으며 의무가 있다는 들었다. 
    그리고 자기의 진심을 속이면서까지 
    왕자를 대해야 하는 자신이 부질없기 짝이 없게 느껴졌다
    햄릿 왕자는 역시 헝클어진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는 번민을 이기지 못하여 중얼거리고 있었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이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받고 참는 것이 장한 정신인가? 
    아니면 조수처럼 밀려드는 환난을 두 손으로 막아 그를 없애는 것이 올바른 정신인가? 
    죽음이란 잠자는 것 그뿐이다. 
    한 자루의 단도만 있다면 그 자신을 깨끗이 청산할 수 있거늘 
    압박자의 억울한 짓과 권세가의 무례 멸시받은 사랑의 쓰라림 
    법률의 태만 관리들의 오만과 덕있는 사람이 가치없는 자에게서 
    참고 받아야만 하는 발길질 그 모든 것을 누가 참겠느냐?"
    햄릿은 경건히 기도를 올리고 있는 오필리아를 보자 미친 사람처럼 다가갔다
    복수를 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도 버려야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인가?
    "오필리아! 그대는 정절한가?"
    "예? 무슨 말씀이세요?"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이여 아름다움은 당신이 타락할 수 있는 표시.
    조심하시오, 여인이라면. 나는 한때 그대를 사랑했지"
    "저도 그렇게 믿었죠"
    "당신은 나를 믿지 않았어야 했소. 
    무엇 때문에 나와 같은 사람과 함께 죄인들을 더 만들어 내려는 게요. 
    나는 꽤 복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지. 
    그러나 차라리 어머니가 나를 낳지 않았더라면 하고 생각할 만큼 
    가지가지의 죄를 생각하고 있소. 
    나는 오만하고 복수심이 강하고 야심이 많은 인간이라 
    나의 머릿속에 사상의 옷을 입히고 형체를 입히고 숱한 죄악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소. 
    나같이 못된 인간이 벌레처럼 기어다니며 할 일이 무엇이란 말이오. 
    모두 모두 다 극악하기만 한 존재들이오. 
    사람이란 그렇소. 수녀원으로 가시오. 
    왜 사내와 사귀어 죄 많은 인간을 낳겠다는 거요! 
    아무도 믿지 말고 어서 수녀원으로 가시오. 아버지는 어디 있지?" 
    "집에요"
    "그럼 문 밖에서 어릿광대 노릇을 그만두라고 하시오. 
    집 안에 박혀 있으라고 하란 말이야  잘 있어요"
    "하느님 이분을 보호해 주옵소서!"
    "만약 결혼하려거든 바보와 하시오! 
    영리한 사람들이 당신과 결혼하면 머리에서 뿔이 나오기 마련이니까 
    자 어서 수도원으로 가요. 잘 있어요"
    햄릿은 사라져 버렸다. 
    혼자 남게 된 오필리아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아아 그토록 고귀하던 분이 어쩌다 저 꼴이 되었는가? 
    궁중의 안목이요, 학자의 달변이요, 군인의 검이요, 국민의 기대요, 
    나라의 꽃이시던 높으신 정신이 마침내 땅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기약의 꿀만 빨아먹고 살아 온 나는 지금 모든 여성 중에서 가장 비참한 존재가 되었어. 
    아름답게 울리는 종소리처럼 거룩하고 장하신 이상의 조화는 간 곳 없구나 
    아아 몹쓸 내 팔자 옛날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아련한데 지금 이 꼴을 보다니 기가 막히는구나"
    오필리아는 비통을 참지 못하여 흐느껴 울었다
    햄릿과 오필리아의 만남을 몰래 엿듣고 있던 클로디어스 왕은 
    햄릿이 사랑으로 인해 미쳤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미친 행동 속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진실이 느껴지자 왕은 오히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덴마크에 조공을 바쳐 오던 잉글랜드로 햄릿을 사절로 파견하기로 하였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색다른 환경에서 기분 전환 겸 여행을 떠나라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햄릿을 추방하기 위한 계략이었다
    그 날 밤, 궁성 안에서는 연극 공연의 준비에 분주하였다. 
    햄릿은 직접 배우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연극을 지도할 때 햄릿은 생기가 있었고 열성적이었다. 
    햄릿의 절친한 친구이자 부관인 호레이쇼에게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숙부의 표정의 변화를 살피라고 하며 햄릿은 복수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마침내 왕과 왕비를 위시한 문무 백관이 장내에 모여들었다. 
    햄릿은 오필리아의 무릎을 베고 누워 희롱한다. 
    "무릎 사이에 들어가도 될까?"
    "아이 참 왕자님도..."
     "아니 무릎을 좀 베자는 거야"
    "그건 괜찮아요 "
    "내가 무슨 상스러운 짓이라도 할 줄 알았어?"
    "오늘 밤은 퍽 쾌활하시네요"
     "천만에 저기 앉으신 우리 어머니의 희색 만면한 모습을 보시오. 
    아버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두 시간도 못 되는데!"
    "아니에요. 두 달의 갑절은 되어요"
    "벌써 그렇게? 그렇다면 이제 나는 
    상복을 악마에게 물려 주고 수달의 털가죽옷이라도 입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