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6월이 간다 - 신경숙

Joyfule 2006. 6. 18. 01:32
    6월이 간다 - 신경숙 10대 땐 20대가 되면, 20대 땐 30대가 되면 막막하고 불안한 마음이 치유되리라, 무엇인가 든든한 것이 생겨서 아슬아슬한 마음을, 늘 등짝에 멍이들어 있는 것 같은 마음을 거둬가 주리라 그렇게 부질없이 시간에 기댔던 것 같다. 20대의 어느 대목에선가는 20대가 참 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 격정은 사라져도 편안해지리란 이유로 어서 나이를 먹었으면 했다.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수습할 길 없는 좌절감에서는 빠져나오지 않겠는가고 살아가는 가치 기준도 생기고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도 안정이 되지 않겠는가 그때쯤이면 어느 소용돌이에서 휘말리지 않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지 않겠는가 어리석었다. 무슨 생각으로 흘러가는 시간에 기댔을까. 시간은 밤에 문득 잠이깨서 그저 가만히 누워 날을 새게 하거나 현재진행형의 일들을 문득 지워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저버리게 하거나 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평화로워지기는 커녕 이제는 무슨일을 시작해서 실패를 하면 그 실패의 영향이 내내 앞으로의 人生에 상처로 작용하게 될것 같아 살얼음판을 딛는 것 같이 조심스럽다. 어쩌면 人間이란 본래 이런 것일까. 본래 어느 구석이 이렇게 텅비어 있고 평생을 그 빈곳에 대한 결핍을 지니고 살아가게 되어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