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10월 3일
대학에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4학년이에요.
그리고 교내 잡지의 기자도 되었습니다.
이만큼 세상 물정에 밝은 인물이 불과 4년 전에는
존 그리어 고아원의 고아였다니 거짓말 같죠?
미국이란 나라는 무엇이든지 빨라요!
어이가 없어요!
아저씨, 어떻게 생각하세요?
록 윌로우로 보낸 저비 도련님의 짧은 편지가 대학으로 회송되어 왔어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유감스럽게도 이번 가을에는 록 윌로우에 가지 못할 것 같다.
친구들과 요트를 타기로 했다.
너는 시골에서 즐겁게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라구요.
제가 맥브라이드 가족과 함께 있다는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 말이에요.
줄리아가 가르쳐 줬거든요!
남자들은 음모를 꾸미는 데는 확실히 서투른 것 같아요.
여자들에게 맡겨야 해요.
남자들은 정말로 잔꾀가 부족해요.
줄리아는 정말로 넋을 잃게 할 만한 새 옷들을 잔뜩 가지고 왔어요.
그중에는 천국에 있는 천사가 입으면 분명 어울릴 것 같은
레인보우 리버티 크레이프의 이브닝 가운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올해의 제 의상은 고급 미증유로
(이런 말 있습니까?)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싸구려 양장점에 부탁해서 패터슨 부인의 옷을 흉내냈거든요.
견본하고 꼭 같이 만들어 지진 않았지만
저는 줄리아의 가방을 열때까지는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제 뭐라해도 파리를 보지 않을 수 없군요.
아저씨는 지금 여자애는 낳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시죠?
옷에 대해 이렇게 소란스러운 꼴을 보시고 정말 바보 같다고 생각하시죠?
그래요. 분명 그래요.
하지만 그건 모두 남성들의 잘못 이에요.
아저씨는 여자의 불필요한 장식을 경멸하고,
분별있는 실용적인 복장을 장려한 학식있는 독일의
어느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으세요?
그 사람의 부인은 남편의 말에 따라 '복장개혁' 을 익히고 실행했었대요.
그런데 나중에 그 교수는 어땠는지 아세요?
합창단 여자와 도망쳤어요.
언제까지나 당신의 주디 올림
추신 - 우리 층의 하녀가 파란색 체크 무늬의 무명앞치마를 두르고 있어요.
저는 그 대신에 갈색을 사 주고, 그 파란 것은 호수에 던져 버릴 거에요.
파란색을 볼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소름이 끼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