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좋은 저녁 - 곽재구 바람이 좋은 저녁 - 곽재구 내가 책을 읽는 동안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람은 내 어깨 위에 자그만 그물 침대 하나를 매답니다 마침 내 곁을 지나가는 시간들이라면 누구든지 그 침대에서 푹 쉬어갈 수 있지요 그 중에 어린 시간 하나는 나와 함께 책을 읽다가 성급한 마음에 나보다도 먼저 책장..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인디언들은 모두 시인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때 그들 주위의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주제로그달의 명칭을 정했습니다. · 이 명칭을 보면 인디언 부족들이 마음 의 움직임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들에 대해 얼마나 친밀하게 반응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외부 세계를 바라봄과 동시에 내면을 응시하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보리밭 - 신동엽(申東曄) 보리밭 - 신동엽(申東曄) 건, 보리밭서 강의 물결 타고 거슬러 올라가던 꿈이었지. 아무도 모를 무섬이었지 우리네 숨가쁜 몸짓은. 사랑하던 사람들은 기를 꽂고 달아나 버리었나, 버스 속선 검정구두 빛났고 우리 둘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 그건, 보리밭서 강의 물결을 타고 거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쨍한 사랑 노래 - 황동규 쨍한 사랑 노래 - 황동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 별 헤는 밤 - 윤동주 ★ ★ 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먼 저편" - 체 게바라 - 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들에게 - "먼 저편" - 체 게바라 지금까지 나는 나의 동지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지 결코 적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오늘 다시 이 총대를 적시며 흐르는 눈물은 어쩌면 내가 동지들을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멀고 험한 길을 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22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지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17
가재미 - 문태준(문인들이 선정한 올해의 가장 좋은시) 가재미 -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 중인 그녀가 누워 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은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