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 船 5 - 남상인
우리는 언제나
멀리 떠나려고 준비된
목선처럼 사랑했다
마주 보면서도 몸은 떠나고 있었고
떠나면서도 영혼은 늘 함께 있었다
마치
아무리 멀리 떠나도
목선은 바다 안에 있고
아무리 바다 안에 있어도
고향은 깊은 산맥이었던 것처럼
바다는 생각하는대로 쓰여지는
푸른 노트였다
기다림이나 그리움이
바다에 닿으면 언제나
거침없는 사랑이라 쓰여졌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때나 떠날 수 없는
작은 목선처럼 사랑했다
거침은 없으나
함부로 뒤집히길 거부하는
고요한 때를 기다리는 그리움
그 작은 사랑으로 우리는
늘 바다를 바라보며 그렇게
눈물섬이 있는 어디론가
떠날 준비가 된 목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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