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만 보이네
제가 예수님을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신자였을 때의 일입니다.
저는 좀더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 주변 분들의 권유로 금식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에게 40일 금식은 부담될 것 같아 20일을 작정하고
경기도 화성군 장안면 독정리 마을에 방 하나를 얻어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작심 삼일이라고 사흘이 되니까 서서히 배에서부터 요동을 치며 유혹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 때 창문 틈 사이로 보이는 감나무에 몇 개의 감이 매달려 있더군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감! 나와 세상은 간 곳 없고 감만 가득하네.’
눈을 감아도 감만 보이기 시작하는데 몇 번이고 입에 침이 고이더라구요.
그래서 감을 떼어 던져 버릴까 생각해보았지만
예수님도 40일 금식하실 때 마귀의 시험을 당하셨다고 하는데…
나도 한번 유혹을 이겨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1주일을 넘기고 하루하루를 보태며 넘기는데 12일 아침,
결국 나의 인내는 바닥이 나고 감을 따먹음으로써 금식기도는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온 것이라-요한일서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