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진화백 그림
고향 - 김광균
하늘은 내 넋의 슬픈 고향
늙은 홀어머니의 지팽이같이
한 줄기 여윈 구름이 있어
가을바람과 함께 소슬하더라
초라한 무명옷 이슬에 적시며
이름 없는 들꽃일래 눈물지었다
떼지어 우는 망아지 등 너머
황혼이 엷게 퍼지고
실개천 언덕에 호롱불 필 때
맑은 조약돌 두 손에 쥐고
노을을 향하여 달리어갔다
뒷산 감나무꽃 언제 피었는지
강낭수수밭에 별이 잠기고
한 줄기 외로운 모깃불을 올리며
옷고름 적시시던 설운 뒷모습
아득―한 시절이기 더욱 그립다
창망한 하늘가엔 나의 옛 고향이 있어
마음이 슬픈 날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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