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공중기도의 종류와 그 내용
-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이 정현 -
Ⅲ. 각 공중기도의 전반적인 내용
5. 조명을 위한 기도(prayer for illumination)
1) 의의
카이퍼는 성령께서 말씀을 관리함(care-taking of the word)에는 세 부분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sealing인데, 이것은 신앙을 진작시키고, 둘째는 interpretation으로 말씀의 바른 이해를 심어주고, 셋째는 application으로 성경을 따라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Kuyper 1969:96-97). 카이퍼의 주장에 따른다면, 성경을 읽을 때, 설교를 하거나 들을 때 깨달음과 은혜를 위해서 성령의 조명은 필수적이다. 성경과 교회사를 보아, 예언이나 전도나 설교 활동은 성령의 조명과 역사로만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필히 성경 봉독 전, 이 기도를 해야 한다. 이것은 읽는 자와 듣는 자와 전하는 자의 마음과 생활에 복음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성령의 역사를 요청하는 짧은 기도이다.
2) 역사적 배경
조명을 위한 기도는 중세시대의 'canon'과 'collect'란 이름속에 그 일부의 내용이 나타나나 그 위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갈리칸 의식에 콜렉트란 이름으로 나와있고 중세시대 때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는 이 기도를 조용하게 드렸고, 그 내용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Thompson 1961:61). 종교개혁자들은 이 기도를 죄의 고백과 중보 다음으로 중요시했다. 루터와 슈바르츠, 쯔빙글리의 예전에는 이 순서를 'Collect'로 기록하고, 부쳐와 칼빈은 'Collect for Illumination'으로 기록하지만 낙스는 이것을 현대와 같은 조명을 위한 기도로 쓰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의 예배순서는 '예배의 부름'-'접근기도'-'성경봉독'으로 이어지는데, '세 접근기도' 중 마지막에 '조명을 위한 간구'가 위치한다(Maxwell 1936:129). '공동예배 규범서'(1928년)에는 'collect'로 표기되며, 박스터의 예전에는 이 순서가 제외된다.
스코틀랜드 교회에서 사용한 거룩한 예배를 위한 기도서(1929년)에는 설교 바로 전에 '조명을 위한 기도'의 순서를 갖고 있다(Maxwell 1936:169). 미국의 연합감리교가 1972년에 편찬해 낸 '예배참고 자료'에는 '조명을 위한 기도'로, '예배서'(1970년)에는 간단한 '기도'로, 미국에서 1977년에 발행한 '공동기도서'에는 '오늘의 기도문'으로, 1년 후 출판된 '루터교 예배서'에는 성서낭독 전 '기도문'으로, '1984년 주일을 위한 장로교 예배'에는 첫 번째 성경봉독 전에 '조명을 위한 기도'로 나타난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종전의 두, 세 번 있었던 성서낭독이 점점 사라져 한 번으로 줄어들면서 조명을 위한 기도는 성경낭독 후, 즉 설교 전으로 자리바꿈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3) 내용
팔머는 그의 책에서 기도를 성령과 연관시키면서, '계시자와 해석자이신 성령은 말씀을 영감 하셨고 메시지를 열어 보임으로 날마다 더 잘 이해하게 하신다(Palmer 1980:300-303)고 지적했다. 디센도 "성경을 영감 하신 분이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영적 사람들의 마음을 조명할 수 있다"(Thiessen 1979:256)고 했다. 이 같은 진술에서 성령은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진리를 신자들 마음에 비추는 역할을 하심을 알 수 있다. 성경봉독 전 공중기도를 통하여 이 사역이 이루어진다. 몇 군데의 성경에서 조명을 위한 기도의 내용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 부르심의 소망, 하나님의 능력, 영광스러운 아버지와 그분이 주시는 각 은혜의 풍성함을 말하고 있다(고전2:4-10, 엡1:16-19).
4) 실제
"거룩하신 하나님, 이 시간 저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듣고자 합니다. 비옵기는 주의 복음이 말로만 아니라, 큰 능력과 성령으로 전해지게 하사, 사람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전해지게 하옵소서. 말씀을 감동하신 성령께서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주셔서 말씀을 잘 깨닫고 은혜 받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복음이 모든 믿는 사람들 속에서 역사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6. 설교 후 기도(prayer after the sermon)
1) 의의와 내용
이 기도에 관한 성경적, 역사적 배경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의 한 순서로 자리 잡고 있다. 사도행전 20:17-38이 이 기도의 성경적 배경이 된다고 본다. 바울이 밀레도 섬에서 에베소 장로들을 초청하여 권면(부탁, 설교)한 후, 다같이 무릎 꿇고 기도했는데(36절) 이것이 설교 후 기도일 수 있다. 설교 후 기도는 성령의 도움으로 뿌려진 말씀의 씨앗을 성령께서 가꾸시고 열매 맺도록 해 달라는 간결한 기도이다. 연약한 자들로 들은 말씀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간구 하는 것이다. 조명을 위한 기도와 이 기도 사이의 차이점은 전자는 성경해석과 깨달음에 강조점이 있는 반면 후자는 적용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다.
2) 실제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저희들에게 생명의 말씀 주심을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이 말씀을 듣고, 이후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기로 마음에 작정을 합니다. 어두운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게 하시고, 부패하고 타락한 곳에서 소금으로 희생하며 살게 하옵소서. 이 결심과 각오가 무너지지 않도록 힘과 능력을 주시옵소서. 지혜 가운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이 기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빈약한 편이다. 설교와 연관된 기도이지만 설교의 요약이나 재 설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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