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성(Christian Spirituality) (1) - 안영복
제 3장 영성발달을 위한 통합적 모델
D.타자중심주의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관점
타자중심주의는 신학적으로 성경적으로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 과연 그것은 그리스도다움과 동일시될 수 있는가?
1.타자중심주의의 성격
타자중심주의는 하나님중심주의와 타인중심주의를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자기(self) 이외의 타자(other)는 눈에 안보이는 하나님과 눈에 보이는 타인들을 다 포함하기 때문이다.
타자중심주의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인류에게 강조하신 중요한 신앙의 내용 속에 흐르는 공통인수이다. 성부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의 경우를 보아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핵심을 이룬다(출20:3-17). 성자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주신 산상수훈을 보아도 그러하다. 여덟 가지 복이 모두 타
자중심주의로 구성되어 있다(마 5:2-10). 성령 하나님의 아홉가지 열매도 타자중심주의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갈5:22-23).
성부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이나 성자 하나님께서 주신 팔복이나 성령 하나님께서 맺게 해주시는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는 모두, <타자중심주의>라는 핵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이 타주중심주의는 어떤 의미에서 바로 성삼위 하나님의 공통된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본받고자 한다면, 타자중심적인 삶을 사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타자중심주의의 중요성
타자중심주의는 어떤 사람이 얼마나 영적으로 성숙했는가를 알려주는 사인이다. 자기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은 거기서 나오기 전에는 결코 영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 수 있다. 영성발달의 목표인 그리스도다움은 바로 타주중심주의로 요약될 수 있다.
타자중심주의는 그 말대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에 있어 자신을 점검할 수 있다. 타자중심주의는 행동을 잴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영성발달의 정도를 측정하는데 청진기 역할을 한다. 만일 우리의 삶이 자기중심주의(Self-Centeredness = S-C)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영적 미숙아에 불과하며, 만일 타자중심주의(Other-Centeredness = O-C)로 살아간다면,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으로 그의 영성은 제대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E.영성발달의 모델
<영성>은 문화적, 사회적, 인간적인 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오직 하나님과의 신비적 관계에만 국한되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영성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와 사람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다 포함하는 전인적인 개념이다. 영성을 하나님과의 수직적 신비적 관계에만 국한시킨다면, 그런 영성의 소유자는, 그 신앙을 생활화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영성은 신앙이 생활화되게 하는 삶 속에서 발견되는 영성이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에 올라갔을 때에 베드로는 여기가 좋으니 산하의 세상으로 내려가지 말자고 하였다. 그러나 주님은 그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제자들을 데리시고 산하로 내려오셔서,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역사하셨다. 이렇게 하심으로, 예수님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인간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온전한 영성의 모델을 제자들에게 제시해 주셨다.
이와같은 개념을 토대로, <영성>을 정의하면 이러하다 -- “영성이란 성령님의 인도하에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 및 인간과의 수평적 관계를 성경적으로 맺으면서 하나의 자아가 그리스도다움을 향하여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영성발달에서 중요한 4가지 요소들은, 1)영성이 발달해야 할 주체인 자아(self)와 2)영성발달의 목표인 그리스도다움(Christlikeness)과 3)영성발달을 시키는 사역의 주체인 성령님(the Holy Spirit)과 그리고 4)영성발달의 도구인 기독교교육(Christian education)이다. 이것을 도표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
F.영성교육을 위한 기독교교육의 실천적 방안
영성이란 우리의 생활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과의 관계 및 우리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의 실제적 관계성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영성발달 이론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그럼, 영성발달 모델을 토대로 성도들의 영성을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방법으로 몇가지를 제시해 본다.
1.영성발달에 촛점을 둔 기독교교육
기독교교육은 영성발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영성발달을 위해서라면 교회는 기독교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2.성령의 지도 아래 있는 교사와 학생
기독교교육에 있어서 교사와 학생은 성령의 지도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의 역사가 없는 교육은 영성발달을 도모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과의 올바른 성경적 관계는 성령의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성발달은 정신이 행동으로 바뀌어지는 차원을 넘어서, <영>이 정신과 결합하여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이르러야 한다.
일반교육에서는 학생을 돕기 위해 교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독교교육에서는 학생이나 교사가 모두 성령의 역사하심을 가장 중요시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나 학생이 모두 성령의 지배 아래 있을 때에만 기독교교육의 목적이 달성되며 영성 발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교회 안에 필요한 세가지 학교
교회 안에 필요한 세가지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성경학교(Bible School) --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서 성령님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은 물이 없는 곳에서 고기 낚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성령의 역사를 무시한 기독교교육은 메마른 지성주의로 빠지게 하지만, 성령의 인도 아래 행해지는 성경 공부는 영적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기독교교육은 어린이들에게만 적용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어린아이들로부터 청년들과 장년들과 노인들에게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2)기도학교(Prayer School) --
기도는 교육을 통해서 될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다. 성령님도 기도를 가로쳐 주신다고 한다(롬8:26). 성령님은 우리가 올바로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를 가르쳐 주시는 기도학교의 교수님이시다.
기도는 정서적 영역과 연관된 영적 활동이다. 기도학교는 정적인 면에서 우리를 도와 건전하게 영성이 발달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칼슨(Carlson, 1992)은 <영적 개혁에의 초대>라는 책에서 말하기를, 기도의 계획이 없는 크리스천은 영적으로 성숙할 수 없다고 하면서, 기도학교의 설립을 강조한다. 이 말은, 되는 대로 하는 기도생활을 가지고서는 영적 성숙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딕스트라(Dykstra, 1981)는 말하기를, 기도 없는 도덕교육은 실천할 수 없는 짐을 더해줄 가능성이 크며, 기도를 통한 성령의 역사가 동반되는 도덕교육은, 개인이 삶의 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영적 능력을 제공한다고 하였다.
(3)전도학교(Evangelism School) --
전도는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실천하는 행위로 가장 큰 선행이다. 전도는 지식과 정서와 행위가 결합된 영적 행동이다. 전도를 하려면 복음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이 있어야 하고, 시간을 내어 그 사람을 찾아가 그 사람을 교회로 인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도는 영적 행위 영역에 속한다. 예수님의 사역은 전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자신이 땅에 오신 목적이 전도이었다고 하신다(막1:38). 전도는 크리스천의 지식과 정서와 의지를 총동원한 최고의 사역임이 분명하다.
성경학교를 통하여 인지적 영역에 변화가 일어나고, 기도학교를 통하여 정서적 영역에 변화가 일어나고, 그리고 전도학교를 통하여 영적 행위 영역에 변화가 일어나서, 지성과 감성과 행동이 골고루 발달하는 전인적인 기독교교육 운동이 한국교회에 힘차게 일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아래로부터의 기독교교육과 위로부터의 성령의 역사가 동시에 일어나서, 자기중심적인 <옛 사람>이 타자중심적인 <새 사람>으로 바뀌는 영성 발달의 역사가, 모든 개인과 교회에 일어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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