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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성(Christian Spirituality) (1) - 안영복

Joyfule 2024. 9. 3. 00:05


 

기독교 영성(Christian Spirituality) (1) - 안영복

                
          제 1장 영성(Spirituality)의 개념

 

B.영성과 자아(spirituality and self) 

    (4)행동주의(behavior!ism)의 시각 --
       행동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인 왓슨(John Watson, 1925)은 <자아>라는 것은 <영혼>이라고 하는 진부한 개념의 흔적에 불과하다면서 그것을 부인하였다. 그는 또한 정신, 의식, 느낌 등과 같은 개념도 무시하였다.  그 이유는 그러한 개념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리학자들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키너(B.F. Skinner, 1971)도 자아의 비과학적인 개념을 부인하였다.  이와같이 행동주의가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서 증명되는 것만을 강조하면서, <주관적 자아>(subjective self)를 배척하였는데, 이것이 1920년대부터 40년대까지 심리학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을 고도로 진화되었으며 진화되어가고 있는 동물로 본다.  그들은 학생을 중성적 인간동물(neutral human animal)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훈련과 조작과 통계를 통하여 의도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존재로 본다.    

    (5)현상학적 심리학(phenomenological psychology) --
       현상학적 심리학의 대상은 현상적 세계이며, 이 현상적 세계는 한 개인이 보는 바대로의 실재(reality)로 구성된다.  현상적 연구는 어떤 특수한 체험이 그 사람에게 어떤 가치가 있느며, 그 체험이 과연 그 개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자 한다.  현상학적 심리학자는, 언어적 행동과 비언어적 행동에 의존하여 연구하며, 어떤 주체의 의식적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무의식적 과정과 같은 비현상적인 것들보다는 현상적인 것에 더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사람은 자기인식의 경험과 물질적 세계를 통하여 얻은 경험을 통하여 배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아개념과 일치하는 한도에서 어떤 지각 대상을 받아들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개념>은 중요한 사람들과의 경험을 통하여 학습된다고 본다는 것이다.    

   (6)인간주의적 심리학(humanistic psychology) --
      1950년대에 인간주의적 심리학이 한 학파로 출현하게 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들은 매슬로(Maslow), 주라드(Jourard), 로저스(Rogers) 등이다.   인간주의는 모든 감각과 경험의 주체가 되는 한 개인의 특질 즉 개성(personhood)을 중요시한다.

    로저스(Carl Rogers, 1959)는 그의 인격이론에서 <긍정적 자아 존중>
(positive self regard)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자아가 건전한 방향으로 기능을 발휘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어떤 어린아이가 자기 주위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대우를 받고 칭찬도 받으며 상을 받을 때에 그는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체험하게 된다.  어린아이 때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런 무조건적 존중을 경험하게 되면, 긍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되며, 이렇게 되면 자아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형성되어, 타인들이 자기를 어떻게 대하든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고 본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행동주의는 예외이지만, 자아에 대한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의 시각에 따르면, 기독교교육을 통하여 성령의 역사가 자아에 영향을 끼쳐 영성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여지를 넓게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3.자아에 대한 성경적 시각   


    성경이 말하는 <자아>는 두가지 형태의 자아이다.  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인간 속에 있는 이런 이중적 자아를 가리켜 <옛 사람>(the old man)과 <새사람>(the new man)이라고 하였다.  정신분석학적인 주장과 비교하면, 옛사람은 <이드>(Id)와 결합하여 행동하는 자아(Ego)이고, <새사람>은 <슈퍼에고>(Super-Ego)와 연합하여 행동하는 자아이다.  <애고>(Ego)가 <슈퍼에고>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행동하면 선을 행하고, <이드>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행동하면 악을 행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옛자아는 자기중심적인 자아(self-centered self)이며, 새자아는 타자중심적인 자아(other-centered self)이다.  
   사람 속에 있는 <자기중심>은 바로 <원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선악과를 따먹은 사건은,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중심의 삶을 떠나 자기중심의 삶을 살겠다는 선언이었다.  그것을 먹으면 자신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는 자기중심의 욕망과 하나님과의 약속을 저버리면 되겠느냐는 하나님중심적 양심이 서로 싸우다가, 결국 자기중심적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선악과를 따먹은 사건은, <자기중심적 자아>가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게 된 불행의 원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속에 있는 두가지 형태의 자아 중에서 <옛자아>(the old self)는 매일 죽여야 할 자아이며, <새자아>(the new self)는 계속 성장시켜야 할 자아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미워하고 매일 죽어야 한다는 주장도 맞고 자기를 사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다. 왜냐하면 옛자아는 미워하고 죽여야 하지만, 새자아는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려면 “자신을 부인하라”고 가르치는가 하면, 또한 “네가 네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이웃도 사랑하라”고 교훈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 지상사역 특히 십자가의 죽으심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사역으로, 그 분 속에 있는 타자중심적인 자아의 행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예수님은 타자중심적 자아를 가지고 이 세상에 오셔서 타자중심적인 삶을 살다가 타자중심적인 죽음을 죽으셨기 때문에 예수님이야 말로 진정 원죄에서 완전히 벗어난 의인이었다.  그러므로 영성발달의 목표가 되시는 <예수님 닮기>는, 타자중심적인 삶임을 알 수 있다.

  4.<자긍심>에 대한 신학과 심리학의 통합적 시각 


    <자긍심>(self-esteem)이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되 자기의 긍정적인 면을 중요시하고 그런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자세이다.   심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1)자긍심이 높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송환(positive feedback)을 더욱 믿을 만하고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이이고,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송환(negative feedback)을 더욱 믿을 만하고 정확한 것으로 인식한다.  후자의 사람들은 때로는 심한 병리학적 비판을 하는 수도 적지 않다고 한다.


   (2)자긍심이 제대로 발달한 사람들과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필요를 충족시키는 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전자의 사람들은 안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놀라게 하는 일들을 잘 처리하며 무마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다른 사람들이 문제를 놓고 겁을 낼 때에도 그들은 문제를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타인들을 도와줄 수 있다.  그들은 문제를 만났을 때 그  문제가 그냥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갈등을 해소시키려고 노혁한다.   반면 후자의 사람들은, 자신이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안정감마저 사라지게 한다.  그들은 근심과 걱정을 이겨낼 수 없다고 느끼며, 인간 상호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들은 또한 모험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들의 삶은 더욱더 고통스러워진다.  어려운 일들을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자기에게는 전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것을 변화시키려고 하는데서 야기되는 걱정거리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  이런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하면, 일반적으로 “안됩니다” “나는 반대요 ..” “그게 될 것 같습니가?” “나는 못합니다” “하나님은 하실 수 있지만 우리는 안됩니다” “이론은 좋지만 실제는 안됩니다”는 등등의 발언을 일삼는 것이 보통이다.


   (3)자긍심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나 신학적인 측면에서나 영성발달의 중요한 부분이다.  웹스터(Webster, 1987)는 자긍심과 진정한 영성에 관하여,“그리스도를 닮아가며 그의 영성을 공급받으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평안과 자긍심을 체험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스도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하여 영적인 대담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가 소유한 자긍심은 그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4)자긍심은 부정적인 면도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종교에서는 주로 자긍심의 부정적 측면을 많이 지적하고, 심리학에서는 주로 긍정적인 면을 많이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두가지 면을 다 수용함이 옳다고 본다.
종교적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요소는, 자기중심적 자긍심과 연관된 것이라고 보며,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긍정적 요소는 타자중심적 자긍심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자기중심적 자긍심은 자신과 남을 파괴하는 부정적 힘의 원천이지만, 반면 타자중심적 자긍심은 자신과 남을 위하는 긍정적 힘의 원천이다.  전자의 삶은 옛자아를 발달시키는 자아이고, 후자의 삶은 새자아를 발달시키는 삶이다.  전자는 마이너스 영성발달이고, 후자는 플러스 영성발달이다.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던 타자중심적인 자긍심이 위대한 역사를 일으켰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들의 내면에 이와같은 타자중심적 자긍심이 발달한다면,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