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성(Christian Spirituality) (1) - 안영복
제 1장 영성(Spirituality)의 개념
C.비정상적 영성과 참된 영성
1.비정상적 영성(Abnormal Spirituality)
참된 영성과 반대되는 대표적인 개념들로, 우리는 자기중심주의(self-
centeredness)과 자아도취증을 들 수 있다.
(1)자기중심주의(self-centeredness) ---
자기중심주의는 여러 가지 모습의 비정상적인 영성을 형성하여 발전시키는 것으로 참된 영성의 정반대 개념이다. 우리는 비정상적인 영성 연구를 위해, 예수님과 바리새인들의 상호 비판을 비교해 봄으로 배울 수 있다. 이 양자간의 신랄한 비판을 통해서, 우리는 <삶을 죽이는 종교>와 <삶을 성취시키는 영성>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종교적인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야가 왔을 때에 그분을 그토록 거부하고 비판한 것을 보면 그들의 신앙은 메시야에 대한 성경적인 시야를 벗어나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들이 만일 하나님의 안목을 조금이라도 소유하고 있었다면, 그렇게 예수님을 사사건건 비판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리새인들의 자기 중심적인 삶은, 자기의를 낳고 자기의는 히브리 민족주의를 형성시켰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의 의가 바리새인들보다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 것은, 바리새인들의 의가 무가치한 것임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바리새인들의 영성은 잘못된 영성임을 예수님께서 신랄하게 비판하신 것은, 자기중심적인 의는 잘못된 영성이기 때문이다. 영성이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데, 자기중심으로 가득차 있다면, 그 사람의 영성은 영성이 아니라, 생명을 질시시키는 종교성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중심적주의란, 타자를 이용해서 자기의 이익과 영광만을 추구하는 나머지 타자를 해치는 것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들을 해치고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치관이 형성된 사람들 속에 있는 삶의 습관이다.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도 일시적으로 좋은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호의를 베푼다. 그래서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자기 목적이 다 달성되어 더 이상 이용가치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사정 없이 그 사람을 배신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와같은 자기중심주의가 모든 사람 속에 뿌리박고 있다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성의 저변 깊은 곳엔 자기중심주의 혹은 이기주의가 깔려있다. 그래서 브락(Brock, 1988)은 “자기중심주의가 바로 원죄(Original Sin)다”고 하였으며, 맷잿(Matzat, 1990)은 “자기중심주의가 죄악에 물든 옛성품”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렇게 볼 때, 자기중심주의는 우리 인류가 아담 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에게 붙어다니는 죄성이다. 과연 원죄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자기중심주의에서 행동함으로 생겨났다.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십계명도, 자기중심주의에 붙잡힌 그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타자중심주의의 삶을 살도록 교육하기 위해서 이었다.
카텔(Cattell, 1963)은 자기중심주의는 자아가 하나님과 멀어질 때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크리스천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있어서 오히려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자기중심주의는 자기의, 자기기만, 이기심, 자만, 자기파괴 등의 심리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극히 위험한 것들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오늘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오늘 한국 교회는 자기중심적인 영성을 치유받아 참된 영성인 타자중심적인 영성을 발전시키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2)자아도취증(narcissism) ---
자아도취증은 심리적으로나 영적으로 가장 해로운 인격의 고장 중의 하나로, 자기중심주의와 깊은 연관을 가진다. 최근에 영성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아도취적 문화(narcissistic culture)에 맞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자기중심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영성운동은, 자아도취증을 유도하는 위험한 운동이다.
심리학에서 <나르시시즘>(narcissism 자아도취증)은 자기중심주의에서 기인되는 병리학적 현상으로 정의한다. 자아도취증이란 말의 유래는 이러하다 -- 고대 헬라 신화에 <나르시스>(Narcissus)라는 청년이 나오는데, 그는 강을 주관하는 神인 세피서스(Cephisus)의 아들이었다. 나르시스는 미남 청년으로서 자기의 미모에 자부심이 큰 젊은이있으며, 많은 소녀들이 그를 사랑했으나 자기는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나르시스를 사랑한 소녀들 중에 가장 미모가 뛰어난 요정인 <에코>(Echo)의 사랑도 거절하였다. 그래서 신들이 노발대발하여 나르시스에게 벌을 내리기로 결정하고, 그로 하여금 연못에 비추인 자기의 모습을 보고 거기에 미쳐버리도록 하였다. 물 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그는 그 연못을 떠나지 못했으며, 결국 그는 그 연못에 빠져 죽어 수선화(Narcissus)가 되었다고 한다. 이 신화는 다른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고 자신만을 지나치게 사랑하다가 스스로 파멸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나르시스>(자아도취증)란 말은, 바로 이 신화에서 유래하였다. 리스만(Riesman, 1982)은, 자아도취증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크나큰 병폐라고 지적하며, 자아도취증을 자기중심주의와 동일시 하였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기사랑과 자기도취증은,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다르다. 자아도취증은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않고 자기만을 사랑하는 형상이지만, 이에 반에 건전한 자기사랑은 타인에 대한 사랑을 포함하는 자기 사랑인 것이다. 남에 대한 사랑이 포함된 자기 사랑은 타자중심적 자아와 연결된다. 그러나 남에 대한 사랑이 배제된 자기 사랑은 자기중심적 자아와 연결되는 것이며, 심리적인 면이나 영적 면에서 치명적인 병리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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