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목회칼럼 - 참된 영성을 생각해 봅니다
교회생활을 좀 했다고 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대단한 영성가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거기다가 좀 신령한 체험까지 겸했다하면 다른 신앙인을 뛰어넘어 목회자,
심지어는 교회자체에 대한 판단까지 주저하지 않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의 지수라 하는 영성에 있어서만큼 주관적 정의가 난무하는 영역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성이란 현실의 속임수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며, 동시에 반듯한 인격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또한 자신을 제일 먼저 돌아보는 행위를 수반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3D 픽쳐라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편평한 그림위에 알록달록한 조그만 점들이 깨알같이 그려져 있는 그림입니다.
그냥 보면 그게 무언지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발자욱 뒤로 물러나 천천히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 알 수 없는 그림이
‘그랜드캐년’이 되어 ‘금문교’가 되어 밖으로 튀어나오는 그림입니다.
마찬가지로 영성으로 사는 삶은 자주 뒤로 물러나 현재 처한 상황을 살펴보는 삶입니다.
현실 안에서는 가끔 혼돈이나 착각이 일어납니다.
별 것 아닌데도 과장되게 자신에게 전달되어서 그것이
엄청나게 중요하거나 긴급한 일인 것처럼 생각되어 엉뚱한 곳에 우리의 힘을 빼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잠시 뒤로 물러나 현실을 보게 되면 그 현실의 객관성,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염려하였던, 흥분하였던 상황이 별 것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성취가 눈 앞에 와있는 것처럼 느끼시는 순간
현실에서 한발자국 물러나기를 반복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실체를 정확히 느끼시고는 다시 현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영성’입니다.
골리앗을 깨뜨리고 인기가 급상승한 다윗을 생각해 봅시다.
“다윗은 만만이요 사울은 천천이라”는 백성들의 칭송처럼
다윗은 사울보다 인기면에서 앞섰고 곧 왕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그는 성공에 근접해 있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사울의 시기를 통해서 다윗을 광야로 몰아내십니다.
어두컴컴한 아둘람굴속에서 고독과 아픔을 되새기는 다윗.
마치 시간낭비하는 것 같고 밀려난 실패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그곳에서 하나님은 다윗을 영성가로 세워가십니다.
그리고 영성가로 거듭난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고
터미네이터처럼 쫓아다니는 사울에게 오히려 사랑과 존경의 자세를 잃지 않도록 만듭니다.
이것은 다윗을 존경 받는 군왕으로 세우게되는 결정적 품성이 됩니다.
그리고 다윗으로 하여금 참된 인격자의 자리에 서게 합니다.
그러므로 참된 영성의 소유자는 인격자의 자리에 서는 사람임을 우리는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영성은 고요함과 침묵을 추구하는 가운데 계발되어 갑니다.
고요함이란 단순하게 조용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소음과 잠깐 결별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각종 소음이 우리의 귓가를 때립니다.
이런 소리, 저런 소리…그 소리에 우리도 모르게 귀가 열립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각종 광고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각종 소리들도 있습니다.
저는 어느 곳이나 가든 교회라는 소리만 들리면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귀를 쫑긋 세웁니다.
식당에 가면 간혹 교회에 대해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교회에 대해서, 목사에 대해서, 교우들에 대해서 흉보는 소리나 욕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럴 때마다 귀가 솔깃해 집니다. 다른 교회 이야기라면 흥미롭게 듣습니다.
만약 그것이 우리 교회 이야기라면 속이 뒤틀리면서 듣겠지요.
영성은 이런 소음속에서는 절대로 계발되거나 관리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소음들, 아니 때로는 필요한 소리라도
잠시 나의 귀를 닫는 일을 통해서 우리는 영성에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들려오는 소음에서 잠깐 피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소음을 만드는 행위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침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말을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말을 하는 것은 꼭 필요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말을 많아지다 보면 영성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예수님의 본을 보시기 바랍니다.
일부러 한적한 곳을 찾으십니다.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분이 자신의 영성을 위해서
소음과의 결별을 시도하시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 큽니다.
들려오는 소리로부터, 또 스스로 소리를 끊어버리시고
깊은 침묵속으로 들어가시는 예수님을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요즘 교회의 배려로 안식의 시간을 가지면서 ‘영성의 의미와 실체’에 대하여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성을 가진 삶이 무엇인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됨을 저는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참된 영성을 추구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하며
여러분을 뵙고싶어하는 김지성목사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