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끝 ㅡ 원재훈

Joyfule 2009. 11. 26. 10:07

      끝 ㅡ 원재훈 이 길의 끝이 여긴가 싶어 신발을 벗고, 두 다리를 뻗는다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고 또 뒤따라오는 사람이 없으니 분명 이 길의 끝이 여긴가 싶다 잔가지들이 부스러져 흙처럼 낮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잘못 쓴 글씨를 지우는 마음으로 아주 먼 마음으로 쳐다보니 내가 온 길의 자취가 흐리다 너무 먼 길을 쳐다보고 와서일까 자꾸 침침해지는 두 눈을 비비면서 가까운 곳을 쳐다봐도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그래 분명 여기가 이 길의 끝일거야 그래 그대를 따라온 길이였는데 그대가 없는 걸 보니 분명 여기가 이 길의 시작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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