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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스펜서 존슨

Joyfule 2021. 2. 19. 10:00
    
    
      Who moved my cheese? 저자 : Spencer Johnson 역자 : 이영진 오랜 시간을 헤맨 끝에 마침내 허는 큰 창고에 도착하게 되었다. 규모로 보아 맛있고 싱싱한 치즈가 가득할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실망스럽게도 창고는 텅 비어 있었다.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될수록 그에 비례해 허의 의욕도 떨어져갔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그를 유혹했다.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도 엄습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헴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때 문득 자신이 써놓았던 글귀가 떠올랐다. "두렵지 않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두려움은 커다란 무게로 그를 위협해 왔다. 매우 빈번하게... 어떤 때에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조차 몰랐지만, 홀로 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위축시킨다는 것을 이내 알 수 있었다. 허약해진 몸과 마음 그리고 알 수 없는 미래의 불안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알 수 없는 공포를 자아내는 두려움의 실체는 그의 마음속에 숨겨진 딜레마였다. 허는 아직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변화'를 향한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문득 옛친구가 생각났다. 허는 헴이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혹은 아직도 두려움 때문에 마비상태에 빠져있는지 궁금했다. 허는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를 기억해 보았다. 미로 속을 헤매며 치즈를 찾아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벽에 글을 썼다. 그 글은 헴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문구이기도 했다.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새 치즈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모험의 즐거움 어두운 통로를 내다보니 또 다시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저 앞에 무엇이 있을까? 텅 빈 공간일까? 아니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공포가 그의 상상을 자극했다. 이제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을것만 같았다. 허는 잔뜩 몸을 웅크리고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두려움에 짓눌려 있던 자신감이 살아났다. 그는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어두운 복도로 뛰어내려가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허는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영혼을 튼튼하게 만드는 자양분을 발견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허는 점점 기분이 유쾌해졌다. "내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나는 치즈도 없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지 못하는데." 그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친구를 위해 기꺼이 글을 남겼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움직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허는 자신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를 두려움에서 풀어주었다. 시원한 미풍이 미로 저쪽에서 불어왔다. 신선한 바람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나니 한결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두려움을 떨치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가슴 가득 기쁨이 넘쳤다. 허는 참으로 오랜만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 저편에 숨어있던 기쁨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허는 마음속으로 하나의 그림을 그리면서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산더미처럼 쌓인 치즈, 헤엄을 치즈 치즈 속을 누비는 자신의 모습, 상큼한 치즈향이 코끝에서 느껴졌다. 허는 구체화된 그림을 꼭 실현하고 싶다는 의욕을 되새겼다. 그러자 그 치즈창고를 다음 공간 혹은 다음 통로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