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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노래 - 박 일

Joyfule 2006. 12. 27. 01:14
배경그림 : 박정열님
  
    달의 노래 - 박 일 동짓날 뜨개질하시던 어머님 창 틈을 비집고 들어온 달은 윗목에 가부좌를 틀고 어김없이 말벗이 되주었네 대접할 무엇도 없어 박자도 맞지 않는 애수의 소야곡을 국광사과 인양 내놓던 어머니 댓돌 위 검정고무신 귀 열고 짖던 개도 숨죽이던, 부시시 눈을 떴을 땐 달빛 섞인 벙어리 장갑 머리맡에 놓여있었네 그 장갑 끼고서 여덟살 나는 애수의 소야곡을 곧잘 불렀네 할머닌 젖은 음성으로 어디서 배웠느냐 물었네 달에게서 배웠다 하였네 그날 밤 할머닌 달을 털고 계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