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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먹자 ( 먹거리

Joyfule 2005. 10. 26. 00:26
똑·똑·하·게 먹자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야 할 밥상 받기가 불안하다. 중국산 김치에서는 납 성분이, 뉴질랜드산 쇠고기에서는 농약이 검출됐고, 국내산 송어와 향어 파동까지 일고 있다. 도대체 뭘 어떻게 먹어야 할까, 한숨이 나온다. 덜 위험하고, 덜 불안한 식탁을 꾸리는 방법이 없을까.



◆생선은 내장·알·아가미를 제거한다=한마디로 ‘맛있는 부분이 오염도도 가장 높다’가 정답이다. 내장, 알, 아가미, 고니 등 영양이 많고, 기름진 부위에 항생제나 오염물질이 쌓여있다. 박명숙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국장은 “요즘은 바다 오염이 심해져 어떤 생선이 덜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다른 생선을 잡아먹는, 참치처럼 덩치가 크고 바다의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선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염물질이 많이 묻어 있는 비늘을 잘 긁어내고, 내장과 내장 사이의 기름기를 떼어낸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생기는 거품에는 오염물질 뿐 아니라 잡내를 내는 성분도 녹아있으므로 잘 걷어낸다. 구이요리를 할 때는 표면의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는 식초를 묽게 탄 물에 생선을 통째로 5분쯤 담갔다가 꺼내 굽는다.

◆고기는 지방떼고 먹는다=세이퍼 노화방지센터 배철영 원장은 “소·돼지·닭 등 고기의 종류보다는 먹는 부위와 방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다이옥신 등 화학물질은 주로 지방이 많은 내장이나 비계에 녹아있다. 지방이 없는 살코기 부위를 수육이나 전골로 요리하는 게 안전하다. 고기가 타면 독성이 수십 배 증가하므로 구이는 가급적 피한다. 두부, 청국장 등 국산 토종콩으로 만든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를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약뿌린 채소 감별법=시금치는 뿌리 쪽부터 잎이 빽빽한 것이 좋다. 이파리가 작고 줄기가 홀쭉하게 길면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했다는 표시. 흐르는 물에 5분쯤 담갔다가 다섯 번 이상 씻은 다음, 소금 넣고 끓인 물에 살짝 데친다. 다시 흐르는 물로 씻어 물기를 짜내면 농약·아질산·옥살산 등이 녹아 나온다. 데치는 나물은 이 순서를 따르는 게 좋다. 오이는 머리가 크고, 끝이 가늘며 휘었으면 농약을 많이 사용한 증거다. 굵은 소금으로 씻으면 미생물과 농약이 어느 정도 제거된다. 양배추는 겉잎을 버리면 농약 잔류량이 대폭 줄어든다. 잎끝이 안쪽으로 말린 게 좋다. 양배추의 오염물질 제거에는 찜요리가 가장 효과적. 날로 먹을 때는 묽은 식촛물에 살짝 담가 쓴다.



◆지나치게 탐스런 과일은 위험=제철 과일을 먹는다. 아무래도 농약을 덜 사용한다. 포도 등은 색이 지나치게 진하다면 물감을 들였거나, 오렌지·귤·딸기는 광택이 지나치다면 왁스 처리했을 수 있다. 사과는 흐르는 물에 스펀지로 씻고, 딸기는 숯물에 헹구면 살균제와 농약이 상당히 제거된다. 귤은 탈지면에 소주를 묻혀 닦으면 왁스 성분이 없어진다.

오래 두어도 마르거나 상하지 않는다면 방부제와 성장 호르몬을 많이 사용했다는 증거다. 향기가 옅고 과육도 연한데 단맛이 강하다면 감미료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말린 과일, 통조림 과일은 피하는 게 좋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사장은 “소비자들이 겉모습만 보고 제품을 판단하지 않으면 농부들도 그렇게 키우지 않는다”면서 “소비자 구매심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산 김치 감별법=식당마다 ‘우리집은 국산 김치만 쓴다’는 푯말을 내걸었는데, 과연 중국산 김치는 누가 다 먹는 것일까.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의 가장 큰 차이는 색깔. 김정희 풀무원 연구팀 팀장은 “중국산 고춧가루는 핏빛에 가까운 강렬한 붉은 색으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말했다. 국산 고춧가루는 주홍빛이 섞인 온화한 붉은 색. 익은 뒤에도 중국산은 붉은빛이 선명한 반면, 국산 김치는 분홍색이나 주홍색이 감돈다.

맛도 다르다. 중국산 김치는 발효속도가 느려, 풋내가 나거나 덜 익은 느낌이 든다. 잘 익어 보이는 배추김치가 맛은 겉절이김치 같다면 중국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치 속이나 양념이 부족하다면 의심할 만 하다. 하지만 김 팀장은 “중국산 김치라도 완전히 익으면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