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잘 나갈수록 어렵던 시절 잊지 말아야
작년에 WEF(세계경제포럼)가 ‘차세대 아시아 지도자’로 선정했던 변대규 휴맥스 사장의 리더십 강의를 감명 깊게 들은 적이 있다. 유럽 시장을 장악했던 그에게 ‘지금 고민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했다. “현재의 고민은 어떻게 혁신(innovation)을 계속 유지하느냐이다. 이미 상당히 큰 기업이 되어 버린 우리 회사는 당장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혁신을 잘 못한다.
기존 시스템에 대한 애착과 구속 때문이다. 빈손으로 출발하여 새로운 것에 모든 것을 거는 무명(無名) 기업은 오늘 할 일이 없으니까, 혁신만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 잘나가는 기업들은 힘이 분산되어 그러질 못한다. 중요한 것은 오늘 바쁜 일을 해나가는 능력과 계속 혁신하는 능력을 겸비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통 신생 기업이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하기까지는 번뜩이는 창의력과 겁없는 도전정신, 창립멤버들의 헌신과 끈끈한 팀워크가 있다. 모든 게 엉성하고 혼란스러웠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개진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야성이 꿈틀댔을 게다. 그래서 회사는 성공했고, 유명해졌다.
하지만 위기는 그때부터 소리없이 찾아온다. 규모가 커지면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문경영인이 필요해진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초창기 회사를 일으켰던 순수한 열정과 모험정신, 헌신은 사라진다. 비전(vision)을 실행하려고 만든 시스템이 오히려 비전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어 버린다. 매너리즘과 관료주의에 젖어 매일매일 유지하기에 바쁜 조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일이다. 패자(覇者)로 대성한 제(齊)나라의 환공이 수훈 공신들인 관중, 포숙아, 영척 등과 잔치를 열었을 때 포숙아가 일어나 말했다. “아무쪼록 공께서는 내란이 일어났을 때 국외로 망명하시어 고생하던 때의 일을 잊지 마시고, 관중은 싸움에 져 노나라에 잡혀가 죽음을 기다리던 때를 잊지 말고, 영척은 가난할 때 수레 밑에서 여물을 먹이던 때를 잊지 않게 하소서.”
당 태종은 이 고사를 즐겨 인용하며 언제나 처음 시작하던 때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할 것을 다짐하고 신하들에게도 이를 주지시켰다. 풍요한 때에 환란의 시절을 잊지 않는 것, 정상에 올랐을 때에 밑에서 기어오르던 시절의 열심과 겸허함을 잊지 않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의 모습일 게다.
또 한 해가 썰물처럼 물러가고 있다. 온 나라가 몹시 어렵고 힘든 한 해였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의 리더들은 스스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깊이 되새겨 볼 때다.
출처: 성공클럽/ 매경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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