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Speech

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Joyfule 2012. 2. 14. 03:27
    ♣ 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 “자장면 나오셨어요.” “내일부터 세일 하시겠습니다.” 요즘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습니까? 코메디닷컴에 이런 이상한 존댓말이 판치는 현상을 짚고 국어학자와 정신의학자가 분석한 기사가 나왔는데, 혹시 보셨는지요? 말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부모에게는 하대하면서 물건이나 상황에 존댓말을 쓰는 이상한 사회가 돼 버렸습니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고, 마음을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말이 무너진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이겠지요? 제가 보기에는 우리 사회에서 다음 현상이 보편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① 이상한 호칭. 부부끼리 아빠, 엄마가 되고 오빠, 동생이 되기도 합니다. ② 생물에 대한 존칭. 자장면이 나오시고..등.. ③ 제3자를 존대해서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낮추는 경우. 예를 들어 노교수에게 “조교님이 안 계십니다”라고 말하면 교수를 낮추게 되는 셈입니다. ④ 유아어의 남발. 어른들이 남들에게 아빠, 엄마 같은 유아어를 당연한듯 쓰고 있습니다. 말이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는 집과 학교에서 어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남과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어법인데 누구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누구도 바로 잡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영어 단어, 수학 공식보다 더 중요하지만 말에는 신경 쓰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사회의 급변과 권위의 붕괴도 중요한 원인인 듯합니다. 지식에 대한 경시도 이런 현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존댓말의 과잉은 말하는 사람이 어법은 모르면서 “손님은 왕”이라는 서비스 정신을 실천하려니까 벌어지는 현상인 듯합니다. 대중문화와 온라인에서의 언어파괴가 현실세계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겠지요. 저는 바른 언어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고갱이 역할을 하고, 사회를 건전하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공손한 말은 존대하는 마음을 낳고, 거칠은 말은 분노를 낳습니다. 여보, 당신으로 호칭하는 부부는 이름을 부르는 부부보다 싸울 확률이 훨씬 낮습니다. 저는 말이 지나치게 옛 틀에 묶여 있는 것에도 반대하지만, 말이 더 이상 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갈팡질팡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이성주기자의 건강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