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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눈물 - 크레이그

Joyfule 2019. 10. 29. 12:38

 

        목사의 눈물 - 크레이그

 


 2.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


목회일선에 바친 22년 내내 나의 개인적인 경제사정은 어려웠고 어떤 때는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러나 나는 내 경제적 고통이 얄팍한 월급 봉투 때문만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식구의 경제적 고통은 사실 나 자신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다. 나의 개인적인 확신과 약점, 이 두 지류가 만나는 곳에서 경제적 고통은 최대한 증폭되었다.


나의 약점은 예산을 세우는 일에 약하다는 것이다. 규모 있게 쓰라고 맡기신 물질을 제대로 관리도 못하면서 십일조만 열심히 한다고 하나님이 하늘의 창고를 여시지는 않는다. 우리 역시 단번에 무슨 대단한 돈이 들어와서 산적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오랜 기간 관리하고 절약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하나님은 때때로 예외적인 방식으로 돕기도 하지만 대개는 우리의 지혜와 노력을 통해 일하고자 하신다. 또한 내 개인적인 확신은 내 약점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므로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 확신이란 이러한 것이다.


① 아내는 집 밖에서 일하지 않아야 한다.

② 돈을 보고 목회 지역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③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④ 돈은 아주 위험한 물건이다.

⑤ 목회에 관한 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어떤 고난이라도 기꺼이 받겠다.

돈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문제는 내게 영적인 부분과 불가분의 관계다. 돈 관리 또한 영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내게 이 부분을 보완하라 하신다. 이제 아내와 나는 예산을 세워 지혜롭게 쓰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특별히 관리해야 할 여섯 가지 지출항목을 정했다. 한 달 예산을 짜고 그 안에서만 지출하며 분수를 넘지 않는 생활을 한다.


3. 8와트짜리 목회가 밝히는 세상


1972년 나사(NASA)는 우주 탐사 로켓 파이오니아 10호를 발사했다. 「타임」지의 레온 야로프에 따르면 이 탐사선의 주요 임무는 목성에 근접하여 그 위성들을 촬영하고, 목성의 자기권, 방사능대, 대기상태에 관한 정보를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전송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화성 너머로 가 본 탐사선이 없었으므로 과학자들은 이 시도를 대담한 계획으로 여겼으며, 로켓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소행성대와 충돌하여 파괴될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이오니아 10호는 상상외로 엄청난 중력에 이끌려 더욱더 빠른 속도로 태양계의 끝을 향해 나아갔다. 그 엄청난 거리에도 불구하고 파이오니아 10호는 지금도 계속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전파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로프는 말한다. 잠잘 때 켜두는 조명등 정도의 용량밖에 안 되는 8와트짜리 송신기에서 신호가 송출되어 아홉 시간 이상 걸린 끝에 지구에 도착한다는 사실,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이 있을까. 작지만 능력 있는 이 인공위성은 애초에는 그런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술자들은 약 3년 정도의 수명에 맞춰 이 위성을 제작했다. 그러나 이 위성은 끝없이 전진하고 있다. 이 보잘 것 없는 8와트짜리 무선 송출기는 단순한 수명 하나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을 완수했다. 우리가 주님을 섬기는 일도 이와 같다. 하나님은 8와트의 능력밖에 없는 사람을 통해서도 일하신다. 그러나 떠나는 사람을 통해서는 하나님도 일하실 수 없다.


4. 피로와 탈진


피로하면 누구나 겁쟁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탈진한 육신이 그런 심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피로의 부정적 효과는 또 있다. 피로하면 우리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유혹이나 충동에 쉽게 노출된다. 평소 같으면 무심히 지나칠 길가의 선정적인 간판이 시선을 끈다든지,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충고 따위에 벌컥 성질을 돋구는 현상이 그렇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을 때 유혹은 강하다. 이런 이유로 해서 나는 특별히 토요일 밤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 애쓴다. 우리 목회자들이 주일의 힘든 하루를 원기왕성하게 보낼 힘이 있느냐는 토요일 밤에 달려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왜 나는 스스로를, 때로 심각할 정도로 채찍질하는가? 그 이유는 이러한 것이다.

① 일에 임하는 마음의 태도가 영적이기보다는 인본주의적이다.

② 하나님께서 나의 필요를 채워 주신다는 사실을 의심하거나 이 정도 수준으로 채워 주시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③ 꿈과 목표가 너무 거창하다.

④ 참을성이 없다.

⑤ 일중독증에 걸리다.

⑥ 정말 쉬어야 할 때도 쉬려 하지 않는다.

⑦ 일을 너무 급하게 하려 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가르치는 일과 휴식은 세상의 방식과 다른 것이다. 일과 휴식은 이제 공히 영적인 훈련이며, 규칙과 조화이고, 하나님 아버지를 더 많이 알아가는 과정이다. 일이라는 이 영적인 훈련을 통해 나는 언제나 근면하고 능숙한 아버지 곁에서 배우는 아들이요, 도제가 된다. 일을 통한 관계에서만 얻는 독특한 기쁨을 나는 맛볼 수 있다. 그 어떤 관계도 아버지와 함께 하는 일이 주는 만족을 능가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그분은 내 영혼을 길들이시며, 일의 올바른 동기와 흔들림 없는 성품을 키워주신다. 나는 또 새로운 일을 접할 때마다 그분을 더욱 많이 의지하는 법을 배운다. 그분이야말로 지혜와 근면과 신실함과 인내의 근원이시다. 이 영적인 일에 참여할 때 나는 성령으로 숨쉬고, 성령으로 생각하며 기도한다. 이 영성이야말로 진정 내게 가장 필요한 목회 기술이다.

한편 휴식이라는 영적인 훈련은 전혀 다른 종류의 능력과 효율을 부여한다. 안식일 훈련은 주님을 위해 완전히 쉬는 훈련을 뜻한다. 그것이 결국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 이 철저한 안식을 통해 나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운다. 이 안식은 언제나 풍요롭게 축복하시는 하나님을 내가 믿는다는 간증이다. 쉬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중요하다는 자만심의 표현이다. 겸손하게 규칙적으로 쉬는 이 훈련을 통해 우리는 늘 뭔가를 못해서 불안해하는 영혼에 진정한 평화를 들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