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날개에 누워서 - 김용관
봄 햇살은 아무데나 주저앉아
보이지 않는 현으로
천상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뾰쪽한 청 솔잎 위에서
외줄 타는 광대마냥 출렁거리기도 하고
활엽수 한 가운데 머물러
흔들어도 떨어질 줄 모르는 여린 몸짓
어디든 다가가면
가슴 활짝 펴고 맞이하는 사물들
임보다 더 좋은 것이 네 얼굴이니
마음대로 춤을 추어라
마음대로 노래를 불러라
바다 위에서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춤을 추고
바위 위에서는 부서진 시체로 떨어져
커다란 화판이듯 물감으로 스며드는 봄 햇살
네가 음영(陰影)을 가리지 않고 내려오듯
나 아무데나 누워서 한 이불로 삼고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꼭 껴안아
봄의 현에 춘면곡(春眠曲)을 녹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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