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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이 있습니까?

Joyfule 2018. 12. 11. 14:45




빈방이 있습니까? - 디나 도나휴(원작)

  

 빈방있습니까


등장 인물 : 권선생, 박덕구, 유경재, 이주연, 윤여명, 명민아


<1막>


장소는 어느 교회 고등부실, 밝은 음악에 이어 무대가 천천히 밝아지면 고등부 아이들이 장난을 치며 떠들고 있다.


권선생: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오신 날, 믿음으로 그 분을 맞이하며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날, 그 거룩한 설레임 이 있는 날. 사람들은 성탄절이 갈 수록 많이 변해 간다고 탄식하고 있지만 그래도 성탄절이 마음 설레는 성스러운 축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은 성탄절에 얽힌 아름다운 기억들을 가지고 있지요. 오늘 여러분께 보여 드릴 이 짤막한 연극도 제가 소녀처럼 곱게 접어 둔 추억의 장 가운데 한 부분이죠. (사이 회상하듯) 박덕구... ( 무대 한 켠 의자에 앉아 있는 덕구에게 조명이 비췬다.) 덕구라는 아이와 성탄절. 제가 특별히 [덕구의 성탄절]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건이 오늘 연극의 전부입니다. 3년 전 겨울 제가 다니던 교회 주일학교에서는 여는 해와 마찬가지로 성탄극 준비가 한창이었죠. 전 그해에도 연출을 맡았던 터라 그 악동들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한 가지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회상할 수록 가슴이 저며 오는 그 해 성탄절 그 사건... [덕구의 성탄절]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윤여명 : 아, 드디어 배역 결정이다. (이주연에게) 주연 언니, 마리아는 누가 될까? 궁금해 죽겠어.

이주연 : 글쎄.

박덕구 : (머뭇거리다가) 저, 저 있지. 나... 베, 베, 벤소 갔다 올게. (나가다가 돌아보며) 선생님 오시믄

나 벤소 갔다 그래. (가다가 다시 돌아보며) 그, 근데. 나... 아주 가는 거 아, 아냐.

윤여명 : (무시한 체) 예상을 뒤엎고 민아가 마리아 역을 맡게 되는 거 아냐?

유경재 : 뭐? 민아가 마리아를? 야, 이 작품이 무슨 코메디 인줄 아니? (아이들 와르르 웃는다)

명민아 : 저게, 이젠 도저히 못 참아. 너 이리 와 봐! (민아는 쫓아가고 경재는 도망간다)

이주연 : 얘들아, 선생님 오셔!

(모두 의자를 정돈하고 대본을 든다. 선생님은 숨을 몰아쉬며 뛰어 들어온다)

권선생 : 늦어서 미안하다. 길이 어떻게나 막히는지 버스 안에서 한 시간을 붙잡혀 있었다.

이주연 : 선생님, 날씨도 추운데 고생하셨어요.


권선생 : 자, 다들 대본을 펴 봐, 배역을 정할 테니까. 이번 작품엔 등장인물이 많아서 1인 3역까지도 해야 돼.

유경재 : 선생님, 생각해 봤는데요. 47쪽에 나오는 로마 장교 역을 제가 하면 안 될까요? “가이사 아구스도, 위대하신”

권선생 : 됐다. (모두들 웃는다) 주연이는 말이야... 음...

이주연 : 마, 마, 마리아를 하라구요?

권선생 : 아니, 목동 3과 동방박사 3, 그리고 로마병정 1을 한다. (와르르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민아는

목동 1, 동방박사 1, 로마장교를 한다. 여명이는 마리아, 그리고... (덕구가 등장한다)

유경재 : 아! 요셉일 것이냐, 여관 주인일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명민아 : 이제 너 밖에 안 남았는데 선택할 게 뭐 있냐? (덕구를 슬쩍 보고 무시한 체) 니가 둘다 해야지.

유경재 : 너, 덕구 사촌이냐? 그럼 내가 이쪽에서 “빈 방 있어요?” 하구선

얼른 저쪽으로 가서 또 “빈 방 없는데요” 하란 말이냐?


권선생 : 자, 조용! 요셉은 경재가 하고 여관 주인은... (이윽고 결심이 선 듯) 덕구가 한다.

모 두 : 덕구? (모두들 웅성거린다)

명민아 : 선생님, 말도 안돼요! 혹시 덕구가 실수라도 해 버리면, 그 날 성탄 연극은 망치는 거잖아요.

박덕구 : (머뭇거리며) 저, 정말이요? 나, 나두 이번 연극에 부, 붙여 주는 거예요?

권선생 : (박수를 치며) 자! 오늘부터 맹연습에 들어간다. 다들 연습 준비!

(책상, 의자를 정리하며 분주한 모습. 암전)


<2막>


(몇 칠 후, 연습하며 잠시 쉬는 시간에, 대본을 외우는 아이들, 엎드려 자는 아이들, 여러 가지 모습들이 보인다)

박덕구 : (무대 한쪽에서 너덜너덜해진 대본을 넘기며) 같은 말을 며, 몇 번이나 바, 바, 반복해야 됩니까?

비, 비, 빈 바이, 비, 빈 바이... 여기가 잘 안 된단 말이야. 우리 집엔 비, 빈 바이 없습니다. 하, 하지만

저쪽 길로 돌아가믄 낡은 마구간이 하나 있을 거외... 거, 거, 거외다.

권선생 : 자, 자! 휴식 끝! (앉아서 자고 있던 아이들, 다시 제 위치로) 민아야, 나와서 목동 1 대사 한번 해 봐!

명민아 : 네, (손가락으로 천정을 가리키며) 보시오. 별이 멈춰 섰어요!


권선생 : 잠깐, 민아야. 너 손가락으로 어딜 가리키는 거니? 시선을 따라 멀리 가리켜야지.

그리고 좀 더 감격을 가지고 해 봐. 별이 딱 멈췄어. 니 위에서! 얼마나 감격스럽겠니? 자, 다시!

명민아 : (더욱 경직된 목소리로) 보, 보시오. 별이 멈춰 섰어요! (지켜보는 아이들, 모두 한숨을 쉰다)

권선생 : 휴... 됐다. 자, 이제 여관 장면을 연습해 보자. 유경재!

유경재 : 네, (감정 잡고) 베들레헴에 있는 모든 여관이 꽉 찼으니 이 여관마저 거절당하면 이제 더 찾아볼 곳도 없소. (마리아의 반응이 없자 짜증을 내며) 마리아 뭐 해? 야, 윤여명! 너, 대사 안 해?

윤여명 : 요셉 대사 더 있잖아. 자기가 까먹구선...


유경재 : 그 대사, 어제 선생님이 짤랐잖아. 어유, 저 돌머리...

윤여명 : 체! 선생님, 저, 이 연극 못하겠어요. 저런 애랑 같이 어떻게 성극 연습을 해요? 나 참!

권선생 : 지금 장난치는 줄 알아! 그리고 마리아, 넌 지금 만삭이야! 몸이 무겁다구! 자, 다시!

윤여명 : (힘들게 앉고 나서) 그래도 하나님이 우리 아기를 위해 마련해 두신 곳이 있을 거예요.

유경재 : 여기가 그 곳이라면 얼마나 좋겠소. 저, 주인! 주인 계십니까?

권선생 : 덕구! 박덕구 뭐 해? 지금 나와야지!

박덕구 : 누, 누, 누구시죠?


유경재 : 빈 방 있습니까?

박덕구 : 어, 없어요. 비, 비, 빈 바이 없습니다.

유경재 : 죄송합니다만, 아내가 만삭이 되어서...

박덕구 : (갑자기 권선생을 바라보며) 그, 근데 선생님! 마리아 뱃속에 예수님이 계신거죠?

(소품으로 불룩해진 마리아의 배를 한참 쳐다보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요셉하구 마리아가 너무 불쌍해요.

권선생 : 그래, 니 마음은 아는데 이건 연극이잖아. 그렇지? 자, 덕구! 다시 해 봐!

박덕구 : 그, 글쎄 사정은 딱하오만, 버, 버, 벌써 손님들이 깍 찼수다.


권선생 : 야, 봐라. 덕구 대사 다 외운 거! 아직도 대본 들고 있는 사람 창피한 줄 알아야 돼.

그리구 덕구야, 잘 했는데... 발음에 더 신경을 써 봐. 빈 바가 아니라 빈 방!

박덕구 : 비, 비, 비 방...

권선생 : (덕구의 어깨를 치며) 박덕구, 넌 할 수 있어. 다시 해 봐. 빈 방!

박덕구 : 비, 비, 빈 바... (아이들이 웃는다)

권선생 : (한숨을 쉬며) 됐어.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다! (모두들 나가고 권선생도 덕구에게 가서 어깨를 다독인다)

박덕구 : 서, 서, 선생님... 가시려구요? (권선생, 고개를 끄덕이고 나간다) 그, 그럼 안녕히 계세... 가, 가, 가세요.

(허전한 마음으로) 아무도 없구나. (한숨쉬며) 여, 연극이 쉽지 않다. 어, 어떻하지? 나도 가야겠다. (암전)


<3막>


(한 주간이 지난 어느 날 오후, 덕구와 주연이가 고등부실 한 쪽에서 연습 중이다)

이주연 : 야, 박덕구! (덕구의 어깨를 누르며) 허리를 더 숙이란 말이야. 더!

박덕구 : 그, 그, 그래도 난 여관 주, 주인인데...

이주연 : 여관 주인도 마찬가지야. 그 땐 로마 군인만 보면 모두 쩔쩔맸어.

대본에도 ‘굽실거리며’라고 써 있잖아. 다시 해 봐. 자! 로마 군인들이 들어왔다.

박덕구 : 구, 구, 굽실거리며 어, 어서 오세요.

이주연 : 야! ‘굽실거리며’는 대사가 아냐. 지문이지. 그리고 더 굽실거려야 돼.

(단념하듯) 아냐, 그냥 관두자. (잠시 쉬며) 근데 덕구야, 니네 아빠, 교회 안 다니시냐?


박덕구 : 우, 우리 아부지? 접 때 추수감사절부터 우리 교회 나왔어. 나, 나, 나하고 약속했걸랑.

이주연 : (조용한 캐롤, 배경 음악이 흐른다) 와, 너 대단하다. 전도도 하고... 돌아가신 엄마 생각은 나니?

박덕구 : 으, 응. 쬐금. 어, 어, 엄마를 따, 따, 땅에 시, 심었었어. (눈물이 맺히는 주연, 고개를 숙인다)

근데 연극하는 날 구, 구경 올 사람이 하, 하나도 없다. 아부지가 그 날 지, 지, 지방에서 일하시거든.

이주연 : 그렇구나. 야, 걱정하지마. 덕구 너 연극하는 거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한 둘 인줄 아니?

최 목사님, 강 집사님, 그리고 라면 가게 아줌마도 틀림없이 너 보러 올거다.

박덕구 : 그, 그, 그럴까? 이, 이, 이제 곧 하게 될 텐데... 거, 걱정된다. (암전)


<4막>


공연 당일. 무대 중앙에 조명이 들어오면 로마군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은 명민아가 서있다.

무대 양 옆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는 권선생과 학생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명민아 : (두루마기를 펴들고) 가이사 아구스도,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칙령이다! 천하의 모든 백성은 즉시 자신의 출생지로 돌아가 호적을 시행하라. 로마에 영광 있으라! 위대하신 가이사 아구스도 만세!


 (무대 밝아지면 나귀 소리 들리며 마리아와 요셉역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무대 양 옆에는 이선생과 아이들이 마음 졸이며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이어지는 대사와 동작이 연습 때보다 훨씬 다듬어져 있다.)


유경제 : "여관마다 호적 하러 온 사람들로 꽉 찼으니 가는 데마다 거절당할 수밖에 없구려. 마지막으로 이 여관에 들어가 부탁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 이 집에서마저 거절당하면 이제 더 찾아볼 곳이 없소."

윤여명 : "그래도 어딘가 우리와 아기를 위한 집이 있을 거에요."

유경제 :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실 것이요. 여기가 바로 그 집이라면 얼마나 좋겠소. (사이) 주인 계십니까? 주인 계십니까!"


(여관 주인으로 분장한 덕구가 앞치마를 두른 채 나온다. 일순 옆 무대에 긴장이 감돈다. 덕구 사뭇 진지하다.)


덕구 : "누구시오?"

유경제 : "빈 방 있습니까?

덕구 : "아, 빈 <방이> 없습니다."

유경제 : "죄송스럽습니다만 아내가 만삭이 돼서..."


(극에 몰입해 있던 덕구 요셉과 마리아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본다.)


덕구 : "글쎄 사정은 딱하오 만 지금 우리 집엔 손님들이 꽉 찼어요. 우리 유대사람만 있는 줄 아시오? 로마 병정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있단 말이오. (사이) 하여튼 당신네들 한테 줄 방이 없... (고민한다) 바이..."

유경재 : (낌새를 눈치채고 이선생의 눈치를 보며 더욱 극적으로) "아내가 곧 해산을 할 것 같아서 그럽니다. 어떻게 좀 편의를 봐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덕구 : "글쎄 귀찮게 왜 자꾸 이러시오?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됩니까. 우리 집엔 빈 방이... 빈 방이..."

유경제 : (위기를 벗어나려고) "그러니까 빈 방이 없단 말씀이죠? 알겠습니다. 여보, 갑시다. (힘없이 돌아선다)

덕구 :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그치만... 여보세요.


(가람이와 한나 가다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서 버린다. 권선생 긴장한다)


덕구 : "우리 집엔 바이..."

권선생 : 덕구야! (아니라는 듯이 손짓을 한다.)

덕구 : (이선생을 보며) 바이 없는거죠, 선생님?

권선생 : 너 잘하다가 왜 그래? 들어와. (손짓한다)

덕구 : "방이 없습니다. 우리 집엔 빈 방이 없다구요."

유경제 : "알겠습니다. 여보, 갑시다." (다시 돌아선다)

덕구 : (거의 울듯이) 여보세요...

유경제 : (난감해 하며) 아이고! 아, 네!

권선생 : 박덕구 들어와! 들어오란 말야!

윤여명 : 쟤 왜 저러니?

덕구 : "우리 집엔 방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눈으로) 있긴 있는데..."

권선생: (거의 애원하듯이) 너 왜 그래? 그게 아냐. 빨리 들어와.

덕구 : (이선생 쪽을 돌아보다가) "바이 없대요." (연극으로 겨우 돌아와) "방이 없습니다."

유경재 : "아. 네. 여보 갑시다."


(권선생 유경재와 윤여명에게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유경재와 윤여명 서둘러 퇴장하려 한다.)


덕구 : (마침내 자제심을 잃고) 요셉! 마리아! 가지 마세요. (몇 걸음 쫓아가서) 우 우리 집엔 바이 있어요. 그짓말 아녜요. 진짜 빈 바이 있다구요.


(아이들 자제심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명민아 : 거 보세요. 덕구 시키지 말자고 그랬잖아요.(수건을 집어던진다)

이주연 :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윤여명 : (울상이 되어) 다 망쳤잖아!

유경재 : 이게 뭐야!


권선생: (무대로 뛰어나오며) 여러분, 죄송합니다. (위를 향해) 조명 꺼! 조명을 끄라구! (관객을 향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위를 향해) 불 끄라니까!


(무대 조명 꺼지고 어둠 속에서 소음과 고함소리, 탄식과 울음소리가 어지럽다. 이윽고 해설자 자리의 이선생에게 조명이 비친다.)


권선생: 수라장이 되기는 객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객이래야 친구들, 식구들, 교회 어르신들 등 모두 친숙한 사람들이었지만 그 순간 관객들에게 그것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 뒤에 숨겨진 의미, 덕구의 성탄절이 준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조명 꺼지고 무대 중앙에 조명이 들면 엉망이 된 무대 위에 덕구 혼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눈물 때문에 범벅이 된 분장.)


덕구 : (조용한 허밍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내가 연극 망쳐 놨어요. 그치만 어떻게 고짓말을 해요... 우 우리 집엔 빈 바이 있걸랑요. 아주 좋은 방은 아니지만 요. 그건 하나님도 아시잖아요. 근데 어떻게 예수님을 마구간에서 나라구 그래요. 난 정말 에수님이 우리 집에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환희에 가득 차서)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에수님이 내 방에서 태어나신다니! 얼마나 신나요! 그럼요, 난 내 방도 쓸구요, 걸레 빨아갖구 방두 닦구요, 내 방 비워 놨을 거예요. 난 에수님이 좋아요. 에수님... 사랑해요. 에수님이 최고에요. 에수님은 내 죄 땜에 죽으셨잖아요. (운다. 긴 사이) 내가 연극 만쳐놔서 선생님하구 애들하구 속상해 할거에요. 속상해 하지 말았으문 좋겠는데... 내년에 또 하문 안 틀리고 잘할 수 있는데... 그치만 이젠 다시 안 시켜 줄 거에요 (사이, 힐긋 웃으며)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한 번 해본 게! "아, 빈 바이 없습니다."


권선생: (무대 앞에서) 덕구는 그렇게 무릎을 꿇은 채 그날밤을 그렇게 무대 위에서 지새웠습니다. 가끔은 울며 가끔은 웃으며 덕구는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새벽녘 지친 덕구가 잠에 골아 떨어지자 하나님께서는 덕구를 위해 새하얀 눈을 내리셨습니다. 눈송이들도 덕구의 영혼을 어루만지듯 그렇게 부드럽게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는 덕구의 빈 방에 안락한 잠자리를 마련하셨습니다.


(조명 꺼지고 조용한 성탄 음악이 합창으로 들린다. 무대에 다시 조명이 들면 이선생 피곤하고 허탈한 표정과 흐트러진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


권선생: (중얼거리듯) 무대를 치워야지... (어질어진 물건을 치우다가 배경 그림을 바라본다. 사이. 잠시 어제를 생각하는 듯 그림을 어루만지다가 그림을 기대고 그림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다가 놀란 듯) 거기 누구지? (다가가서) 아니, 덕구 아냐? (흔들어 깨운다.) 덕구야, 덕구야!

덕구 : 놀라 깨어나며) "빈 바이 없..." 선생님.

권선생: 아니, 너 그럼 여기서...

덕구 : 내가 연극을 만쳐났어요. 잘 할라구 그랬는데...

권선생: (사이 격정을 누를 길 없어) 덕구야! (덕구를 포옹한다)

(노랫소리 들려오며 조명 천천히 어두워진다. 해설자 위치에 조명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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