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추천도서

소설가 한강 작품 채식주의자 줄거리... 맨부커상 수상 의미

Joyfule 2016. 6. 24. 18:26

 



연작 소설의 전체 줄거리는 이렇다.


 

"그녀는 원래 아무거나 잘 먹는 여자였다. 그러던 어느날 '꿈'때문에 채식을 하게 된다. 남편이 다그쳐도 보고, 아버지가 뺨을 때리면서 억지로 먹여보기도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녀는 점점 야위어가고 사회와 어울려 살아가는 것도 힘들어진다. 억지로 먹이려는 아버지에 반항하여 손목을 긋는 자살 시도까지도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녀에게 남은 것은 이혼.(채식주의자)


그렇게 독신으로 살게 된 그녀. 그리고 그녀를 성적인 욕망으로 바라보는 형부. 형부는 그녀를 탐하기 위해 예술 '작업'을 빌미로 그녀를 불러들인다. 그녀의 나체에 꽃을 그린다. 욕망을 가졌던 그는 욕망조차도 잊는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작업을 하기 위해 그녀를 부른다. 그리고, 대단원을 아우르기 위해 섹스를 한다. 그 다음날, 그의 부인에게 그 현장이 발각된다.(몽고반점)


마지막, 형부의 부인, 그녀의 언니의 이야기. 남편은 정신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 수감되었고, 그녀의 동생인 영혜는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영혜의 채식은 계속되다 못해, 절식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영혜는 이제 그녀 자신이 나무가 되어간다고 했다. 햇빛을 쬐기 위해 옷을 벗고, 비오는 날 나무처럼 오도카니 서있기도 한다. 밥은 먹지 않아 점점 야위어 간다. 억지로 동맥에 혈당주사를 놓아도 뽑고 토해버리기 일쑤고, 어떤 방법도 찾을 수 없다. 점점 죽음에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척추에 혈당 주사를 놓기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 가는 길로 마무리된다. 영혜는, 그녀에게 '왜 죽으면 안되냐'고 묻는다. 그녀는, 어쩌면 이게 꿈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나무불꽃)


맨부커상 수상 작품

“바로 이 책입니다.” 보이드 톤킨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이 ‘더 베지터리안(The Vegetarian)’을 꺼내 한 손에 들자 객석의 박수 소리는 컸다. 만 9년 전 소설이 번역의 힘으로 언어 장벽을 넘자, 올해 수상자로 뽑힌 한강은 세계 문단이 일순간에 주목하는 작가로 다시 태어났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힘있지도, 갸늘프지도 않지만 차분하고 정갈한 목소리의 소설가 한강은 수상소감을 전했다. 연단에 선 한강은 영어로 “오래 전 쓰인 책으로 지금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면서도 “독자들이 소설 읽기를 좀 다르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내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나눠갖는 마음으로 읽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강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7번째 수상자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 이스마일 카다레를 시작으로, 2015년 라슬로 크라스나오카이까지 전 세계 작가들에게 영예를 안겼다. 필립 로스, 리디아 다비스 등을 수상작가로 둔 미국은 수상자를 유일하게 복수 배출했고 알바이나, 나이지리아, 캐나다, 헝가리는 한 명씩 배출했다. 한국은 6번째 수상국의 명성을 확보했다. ‘채식주의자’는 알바니어아, 헝가리어 외에 영어로 쓰이거나 번역된 다섯 번째 수상작이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 출판사 부커사가 제정한 상으로, 2002년 맨(Man)그룹이 후원자로 나선 뒤 명칭이 ‘맨부커(The Man Booker)상’으로 바뀌었다. 한강이 수상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非)영연방 작가들을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인이 한강 이전에 후보자로 거명된 적은 없다. 1930~1950년대생인 기존 수상자와 달리 한강은 1970년생으로 최연소 수상자다.

벼락같은 희소식에 문단의 찬사는 이어졌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순수한 문학적 평가를 통해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탄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언어장벽에 가로막혀 절연돼 있던 한국문학이 번역으로써 장벽을 허물었다. 한국문학이 한반도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라는 틀에서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신수정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간의 낙차가 없다는 진실이 밝혀진 사건”이라며 “한국문학 위기설이란 쓸데없는 경멸의 담론에 대한 저항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극찬했다. “이미 한국문학이 지역적인 내부 문제뿐 아니라 세계적 공감을 살 만한 주제와 이미 만나고 있었음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설명한강 소설가의 가족사진. 왼쪽부터 남편 홍용희 문학평론가, 한강, 모친 임감오 여사, 부친 한승원 소설가.
                
한강 소설은 첫 작품부터 웅숭깊었다.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은 인간 상처를 탐구하는 한강의 문학관(觀)을 세상에 알렸다. 첫 장편 ‘검은사슴’은 도심을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성의 모습으로, 두번째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은 석고로 인체의 본을 뜨는 라이프캐스팅으로 인간 심연을 파고들었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촉망받는 여자 화가의 의문사에서 기억과 고통을, ‘희랍어 시간’에서는 최고(最古)의 언어인 희랍어란 소재로 말(言)을 잃어가는 여성의 삶에서 침묵과 소멸을 조명했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희생과 상처를 다뤘다. 한강표 소설을 단 한 단어로 압축한 키워드는 ‘인간’이다.

‘채식주의자’가 넘어선 경쟁작 5편은 거대 담론과 감성적 서사로 무장한 수작이었다. 옌런커의 ‘The Four Books’는 노동교화소에서 핍박받는 인물을 그려,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에 맞딱뜨린 억압에 대항하려는 인간 신념을 설파했다. 오르한 파묵의 ‘A Strangeness in my Mind’는 이스탄불 남성의 모습에서 우리의 선택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지, 운명이 우리의 내면을 결정할지를 되묻는다. 로버트 시탈러의 ‘A Whole Life’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안드레아스가 아내 마리와 태중의 아이를 잃고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줄거리로, 절대적 고독 속의 근원과 아름다움을 모색했다.

한강은 지난 4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숏리스트(shortlist)에 포함된 직후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전(全)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를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말했다. 당시 한강은 “인간이란 주제는 내가 지금까지 소설을 쓴 동력”이라며 “인간에 대한 질문은 계속 또 다른 질문을 부르고, 그 질문을 딛고 앞으로 가는 과정 속에 소설가로서의 내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번역이 빛을 발했다. 톤킨 위원장은 번역자인 데보라 스미스에 대해 “놀라운 번역”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기묘하면서도 뛰어난 ‘채식주의자’가 영어에 들어맞는 목소리를 찾았다”고 평했다. 영국과 한국 9000km 거리를 수시로 오가며 한강 작품을 해외에 소개한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외국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면서 내건 목표 중 하나는 같이 일하는 작가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지닌 문학상을 받는 것이었다”며 기뻐했다.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소설가 韓江이 쓴 "채식주의자" 번역자 Deborah Smith 의 한글 문장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2015년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발간하는 잡지 T-Magazine 에

다음과 같은 한글 문장을 기고했습니다. 
 

한국문학과 함께 가는 삶의 여정

Debora Smith
✽ 데보라 스미스 (번역가, TILTED AXIS 출판사 대표)   


2009년 캠브리지 대학 영문학 전공으로 졸업한 후 즐겨 읽던 책들이 대부분 현대 번역문학이었으나 대다수의 영국 공립학교 출신들과 다름없이 외국어를 전혀 모르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문학을 향한 열정에 외국어 습득을 겸한다면, 내 개인적인 열망과 미래 직업의 길로서… 그렇게 번역가가 되려는 꿈이 탄생했다. 한국문학은커녕, 한국 자체나 한국 문화를 전혀 모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한국 사람을, 한국 음식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아니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신비스럽게, 그래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라 중의 하나였지만, 그중 한국이 상대적으로 부유한 선진국인 것으로 보아 한국 문학계가 활발할 것으로 짐작되었다. 나는 그런 긍정적인 가정 아래 런던 대학교 SOAS의 한국학 석사과정을 시작했다(한국학은 주로 한국말을 잘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제공되는 역사, 언어, 문학 등의 부문을 겸비한 과정으로 짜였다). 영국에서 석사과정은 일 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기에 끝나자마자 바로 박사과정을 밟게 되었다. 물론 한국 현대문학을 초점으로 선택하였다. 박사과정 2년째에 들어서야 비로소 특정 소설을 한국말로 읽게 되면서 한국문학을 선택한 것이 내게 안성맞춤이라는 느낌이 절실해졌다. 특히 형체나 구조면에서, 한국 현대문학이 다양하게 문학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4년 런던 도서전 계기, 본격 번역가가 되다

내게 뜻밖에 찾아온 행운이 없었더라면 본격적인 번역가가 되는 일이 더 길고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그 행운은 2014년 런던 도서전에서 한국이 ‘마켓포커스’로 지정되어, 조직자가 영국 내 활동하는 한국문학 영문 번역자를 급히 찾아 나에게 연락이 온 것이었다. 그렇게 된 계기는, 나는 그 전 해인 2013년에 열린 도서전에 참가하여 토론자로서 활동하다가 어떤 출판사를 만날 기회를 대비하여 『채식주의자』 영역 샘플을 마무리하여, 다른 나라들의 반응을 자세히 요약한 내용과 함께 홍보자료를 준비했었는데, 그 홍보자료를 받은 한 편집자가 『채식주의자』 를 출판하기로 바로 결심했을 뿐만 아니라 번역도 창작이며 예술적인 과정이라고 믿어온 내가 한강 작가의 작품세계를 영어권에서 장기적으로 지속시키는 데에 전념하게 된 것이 내게는 상상 이상의 행운이라는 것이다. 내가 애독하는 또 다른 작가인 배수아의 작품도 번역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다. 배수아의 작품은 매우 실험적이고 난해한 소설이기에 그에 맞는 가장 이상적인 출판사에게 권유하여 설득시키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이러한 과정이 출판·언론계 지인들이 배수아 작가의 열렬한 팬이 되는데 필요한 시간이 되게끔 노력해왔다. 올해는 박사과정의 마지막 해로, 나는 미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번역할 것이다. 그동안 주로 한강과 배수아 작가의 작품에 집중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와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대상으로 번역 샘플을 마련하고 있다. 나와 좋은 관계를 맺은 미국의 출판사 두 곳에 제출하기 위해서다.


비영리 출판사 설립, 번역을 예술행위로 승화

그렇지만 번역으로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최근에 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언어로 쓰인 소설을 영역으로 출간하는 TILTED AXIS라는 비영리 출판사를 설립했다. 내가 출판사를 직접 열게 된 것은 그동안 익숙해진 출판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전망으로 특정시장에 표적을 맞출 수 있게 된 지금까지 여러 면으로 번역가로서 활약해 온 일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이 출판사가 한국소설 만을 출간할 것으로 추측하고, 그렇게 하면 어떤 책은 짧은 시일에 더 쉽게 출판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 책에 독자를 더 많이 끌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정 나라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독자만을 위한, 문학보다는 사회·인류학에 초점을 맞춘, 마치 교과서와 같은 것으로 여길 위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하여 상투적이지 않고 멋진 표지로 생산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음을 알고 있다.

내가 세운 TILTED AXIS 출판사의 좌우명은 ‘더 작게 출판하면, 더 좋게 출판할 수 있다’로 대략 연간 네 편의 책을 내 놓을 계획이다. 그 네 편 중 한두 편이 한국소설일 것인데, 나는 한국문학에 친숙하며 한국문학번역원과 같은 기관과 맺은 좋은 관계를 활용하여 적어도 우리 출판사 창립 초창기 몇 년 사이에는 나 혼자만 번역하지는 않게 되기를 바란다. 한 사람만 번역하는 출판사라면 전문성이 모자라 보일 수 있음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출판은 번역만큼이나 창의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비영리’ 출판사라고 해서 단지 책을 만들기만 하고 독자층이 저절로 생기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뜻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대상 독자에게 자기가 출판한 책을 잘 알리는 것과 그저 매출 권수나 올리려고 하는 것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나의 목적은 문학을 마치 무엇과도 상관없이 바꿔칠 수 있는 물품처럼 다루는 ‘상업 검열’에 반대하여, 번역을 예술행위로 승화시키고 세계적인 독자들 사이에 깊은 생각의 이야기꽃을 피우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TILTED AXIS 출판사에게 격려의 갈채를 보내 준다면 그 또한 행운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