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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 김추인

Joyfule 2009. 5. 8. 00:49
        어머님 - 김추인 어·머·님 몽당 빗자루만한 우리 어머님 열 다섯 콩각시 땐 낭자머리 고운 꽃각시 육십 년 된 시집에 정지 문턱 고방 문턱 어머님 발뒤꿈치로 무지러져 유월 가뭄 논바닥으로 갈라져 스물 넘는 식솔들 보리쌀 함박 치대는 손등 핏물로 터져 보리뜨물 속으로 펑펑 쏟던 눈물 아전촌 큰애기 양반가 시집온 죄 핫옷 베옷 푸새빨래 하루해가 쉬 넘어 설움 한 가닥 그리움 한 가닥도 솥 설거지 단 숟갈보다 오래 무지러져 엉그름 성그름 간 조막손이 호랑이 시아버님 하이칼라 서방님 소리 못낸 육십 년에 성 한 귀퉁이 무너져 그분들 떠난 지금도 말이 샌다 말이 못 된 바람이 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