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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인 (Shine) / 데이비드 헬프갓

Joyfule 2019. 4. 8. 03:56




영화 샤인 (Shine) / 데이비드 헬프갓


샤인

감독 스콧 힉스

출연 노아 테일러, 제프리 러쉬

개봉 199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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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해맑게 웃고 있는 주인공을 보며 함께 따라 웃으면서 왠지 이유도 모른 체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그의 삶이, 살아온 발자취가, 살아갈 앞날이 슬퍼 보여 그럴 수도 있지만 그의 삶에 동화되어 그를 통해서, 그에게 기대서 표나지 않게 맘껏 울고 싶은 나의 내면의 자발적인 반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감정이 너무 북받쳐서 감성적인 글로 변질되지 않도록 미리 다짐하고 써 내려갑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 샤인 (Shine)은 1997년에 우리나라에 개봉을 했었으니 벌써 20년도 넘은 영화인데 작년에 재개봉을 한 덕에 최근에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영화 샤인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데이비드 헬프갓은 실제 인물인데요. 그러니깐 영화도 실화라고 해야겠네요.(데이비드는 올해로 70이 넘은 고령이지만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고 올해 초엔 우리나라도 방문을 했다고 해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다큐나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얼마나 버라이어티 한 삶을 살았을지 어느 정도 예상을 해 볼 수가 있는데요.

호주 출신인 데이비드 헬프갓은 어릴 때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 피아노 신동이고 영국 왕립 음악원에서도 가장 촉망받던 피아니스트였는데 음악에 미친 삶도 자신의 삶 일부분이라고 받아들였는지 피아노 연주를 마친 후 정신분열 증상으로 쓰러진 뒤 오랫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지면서 피아노를 잊고 살게 됩니다. 

결국 그는 쓰러지기 전의 온전한 상태로 돌아가진 못했어요. 최근의 영상을 봐도 딱 영화에서 제프리 러쉬가 연기한 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정상적인 인터뷰가 불가능한 상태더라고요.

그랬던 그가 1983년 지금의 부인 길리언 헬프갓을 만나고 나서 부인의 도움으로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다시 관객들 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인생 2막을 여는 장면까지를 영화에서 담고 있는데 사실 그 이후의 이야기도 영화 같아요.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샤인이 1997년 아카데미에서 주인공역을 했던 제프리 러쉬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줬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되면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할 수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의 부인인 길리언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에 미쳐야 한다."

살면서 이런 소리 한 번씩은 해보고 또 들어봤을 거예요.

데이비드 헬프갓은 천재적인 피아노 신동이었지만 그리고 그의 재능을 미리 알아본 세계 여러 곳에서 그를 장학생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품 안에만 두려고 했던 아버지 밑에서 감히 '아니오'라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에 예스 맨인 수동적인 인격체를 만들어내는 강압적인 교육방식으로 피아노를 배워야 했습니다.


유대인이었던 아버지가 어렸을 대 겪었던 2차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가족이 당한 참상을 알고 있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이겨냈어야 했는데 아버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을 테지만 자신의 트라우마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가족이 헤어지는 것에는 선뜻 용기를 내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 데이비드를 장학금을 줄 테니 자기 학교로 보내달라고 하는 초청에도 결국은 보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여러 기회를 놓치고 나서 결국은 청년으로 성장한 데이비드가 스스로의 결정으로 영국 왕립 음악원의 초대에 아버지가 가족의 인연을 끊겠다는 협박 같은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결단을 내린 뒤에야 더 넓은 세상, 더 나은 선생님 밑에서 피아노를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요구에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없었던 데이비드는 스승이 하는 말은 그대로 믿고 100%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는데 미쳐야 연주할 수 있다며, 다들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연주를 못하게 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에 대한 미련이 오랫동안 남아 영국 왕립 음악원에서 스스로 이젠 미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하면서 연습에 매진하는데 그가 정신에 이상이 생기게 된 원인의 하나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데이비드는 강압적인 아버지의 교육방식에 길들여져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순종적인 아이로 자랐던 것 같단 생각을 합니다. 그에게 천재적인 재능이 있기도 했지만 그런 성격이 못한다는 말보다는 어떻게든 해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혹시 얼마 전에 개봉했던 소지섭과 손예진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 보셨나요? 원작보다는 많이 생략한 부분이 있지만 여기에서도 보면 소지섭이 심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손예진의 응원을 받고 잘 해야겠다고 너무 무리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한 결과 희귀병이 생긴 거잖아요.

데이비드 헬프갓 역시 혼신의 노력을 다 해야 연주가 가능하다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아마도 진이 빠질 때까지 연습을 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나서 쓰러졌는지는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자아와 분리되는듯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열연을 펼친 끝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지만 결국 그 환호를 오래 듣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장면 전환이 되면서 마치 아이와 같은 해맑은 모습으로 요양원 생활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여줘요. 

관련 자료를 찾아봐도 10년 이상을 치료를 받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데이비드의 아버지도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아들을 통해서 이루려고 했는데 아들은 결국 자신의 품을 떠났고 나중에 데이비드가 거의 재기불능 상태로 정신분열 상태로 입원을 하고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아버진 결국 데이비드가 재기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원에서 그를 알아본 사람이 있어 퇴원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데 부끄러움 같은 걸 전혀 느끼지 못하는 그의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을 감당하지 못하고 피아노를 칠 수 있는 다른 곳으로 다시 보내게 되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자유분방한 그를 감당하지 못해 오래 있지를 못합니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다가 비 오는 어느 날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 듯 그 카페에 들어가게 되는데 다행히 그를 이상하게 보지 않고 좋게 본 여사장님의 배려로 함께 살게 되고 또 카페에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됩니다.


오랫동안 피아노를 치지 않았고 정신도 온전치 않았지만 심장과 영혼과 손가락은 모두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연주를 들으려고 카페에 오는 손님이 점차 많아져요. 그리고 카페 사장님이 그에게 15살 연상의 길리언이라는 점성술을 하는 여성을 소개해 주는데 두 사람이 인연이었던지 두 번의 만남만에 데이비드가 청혼을 하고 길리언이 받아들여 결혼을 해요.

영화에서는 길리언이 이렇게 점괘를 내는 장면이 나와요.

'그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데이비드가 성급하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싶어 했으나 모두가 만류했듯이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녀는 데이비드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의 청혼을 수락해요.

그녀 덕택에 데이비드는 정식으로 무대에 서서 다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해서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질 수가 있었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부인 덕분에 지금까지도 그의 연주를 듣고 싶어 하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삶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만두게 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한가지 일에만 몰두한다고 하는데요. 최근 동영상을 봐도 여전히 데이비드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 같아 보여요. 스킨십도 많고 말도 아주 많거든요. 그런데 그의 행동엔 악의가 전혀 안 보입니다. 마치 어린아이 같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아요.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그의 그런 행동은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게 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 같아요.

대역 없이 데이비드 헬프갓의 연기를 한 제프리 러쉬의 연기를 보시면 왜 1997년 아카데미는 그에게 오스카상을 수여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못 본 영화라면 보시면 좋을 영화로 소개를 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