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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의 시절음식 |
초복과 중복, 그리고 말복에 걸친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시절음식으로 개장국이 있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준다. 허준이 저술한《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어 개고기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歲時記)에도 나타난다. 이들 기록은 개고기의 효능과 복중에 개장국을 절식(節食)으로 즐기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열양세 시기(洌陽歲時記)》에 의하면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조양(助陽)한다."는 기록이 있고, 또《동국세 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보허(補虛)한다."고 하였다. 또〈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황구(黃狗)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하여, 황구를 일등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문헌을 통해서 볼 때,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개고기 요리법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조리서에 나타난다.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개고기 요리 의 종류와 원리를 다양하게 기록하고 있다. 예컨대《규곤시의방(閨 是議方)》에는 개장·개장국누 르미·개장고지누르미·개장찜·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전통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 되어 있다. 또《부인필지(婦人必知)》에 의하면 "개고기는 피를 씻으면 개 냄새가 나고, 피가 사람 에게 유익하니 버릴 것이 아니라 개 잡을 때 피를 그릇에 받아 고기국에 넣어 차조기잎을 뜯어 넣고 고면 개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우리 민족이 개장국을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은 분명하나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여 금하기도 하였다. 또 특정 종교의 세계관에 의해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금기시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개장국을 대신하여 삼계탕을 즐기기도 한다. 삼계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서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초복에서 말복까지 먹는 풍속이 있다. 팥죽은 벽사의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