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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를 괴롭힐 5가지 리스크 관리해야

Joyfule 2013. 1. 22. 09:12

 

 

“은퇴 후를 괴롭힐 5가지 리스크 관리해야”

 

미래에셋자산운용 강창희 부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 강창희(65) 부회장(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겸직)은 한국 자본시장 최고의 투자자교육 전문가이자 은퇴 전문가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최현만 부회장, 구재상 전 부회장과 함께 2000년대 중반 미래에셋의 전성기를 이끈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강 부회장이 11월 1일 미래에셋을 떠난 구재상 전 부회장에 이어, 지난 11월 5일 미래에셋을 떠났다. (퇴임식은 했지만 올 연말까지 부회장직은 유지.)

강 부회장이 퇴임식을 갖기 열흘 전인 지난 10월 26일,

미래에셋 부회장으로서 마지막 인터뷰를 주간조선과 가졌다.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 본사인 ‘센터원 빌딩’에서 그를 만났다.

강 부회장은 “투자자교육과 은퇴교육에 관한 것이라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80세까지 계속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라는 말로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강 부회장이 투자자교육과 은퇴교육 전문가로 명성이 알려진 것은 현대투자신탁운용(1998년)과

굿모닝투자신탁운용(2000년) 대표를 거쳐, 2002년 PCA투자신탁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그는 자리를 옮기자마자 ‘일반인을 위한 투자교육연구소’를 만들어,

직접 일반인들을 찾아다니는 투자교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만 10년, 전국을 누비며 했던 투자교육과 은퇴교육이 2700여회에 이른다.

언론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교육과 은퇴교육 관련 최고 전문가를 거론할 때,

숱한 이들을 제치고 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고의 투자·은퇴 전문가

그는 “한국인 대부분이 은퇴 후 노후의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35~65세 한국인 평균 국민연금 수령 예상액이

월 61만6000원(2011년 기준 보건복지부 통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2012년 4인 가족 최저 생계비가 149만5550원임을 감안하면 은퇴 후

삶을 국민연금으로 해결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또 다른 연금인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이 있다.

 

문제는 35~65세 한국인들 중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이라는 안전망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이들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중 31.8%만이 개인연금을 갖고 있다.

퇴직연금은 더 심각해 국민연금 가입자 중 9%만이 해당자다.

 

은퇴와 노후 준비의 기초 중 기초로 불리는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구조망’ 속에 포함된

35~65세의 한국인이 채 10%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기초 안전망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이들의 은퇴와 노령화가 본격화됐을 때

한국 사회와 한국인이 부담해야 할 충격이 상상 이상일 것”이라는 게 강 부회장의 말이었다.

강 부회장은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건 ‘자산 가치 착시’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2010년대 이전의 자산관리·재테크 패러다임’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의 조사 자료를 근거로 이를 설명했다.

“수도권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의 자산이 평균 5억4000만원이더군요.

평균 부채가 의외로 6000만원밖에 안 됐습니다. 순자산이 4억8000만원이라는 얘기지요.

이 정도면 노후를 위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함정이 있어요.

 

순자산 중 거주용 부동산, 즉 집에 묶인 돈이 무려 4억6000만원입니다.

가용 자산, 즉 쓸 수 있는 돈이 불과 2000만원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베이비부머 세대는 ‘내 자산이 5억원쯤 되고,

빚도 얼마 없으니까 이걸로 노후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전형적인 ‘자산 가치의 착시’라고 했다.

유동화가 힘들어 실제 쓸 수 있는 자산이 극히 적음에도 ‘겉으로 충분해 보인다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00년대 말까지 계속된 ‘부동산만 사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와

200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진 연 10%에 가까운 고금리 금융상품 등의 기억이

40대 이후 세대에게 너무 오래, 또 깊이 각인돼 버렸다.


연금조차 준비 안 된 한국인의 노후

그는 빨리 이런 경제관과 노후 준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노후와 은퇴를 위해 어떤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일까.

강 부회장은 우선 은퇴 후 노후의 삶을 괴롭힐 수 있는 다섯 가지 리스크,

즉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인플레이션·장수·건강·자녀 리스크’를 극복·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문제는 한국인의 은퇴 후 노후를 괴롭히는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재테크’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말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됐지요.

오히려 큰 폭의 자산가치 하락과 유동화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지요.

 

문제는 앞으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더 폭락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인의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80%에 이릅니다.

이런 비중의 부동산이 빠르게 폭락했을 때 이것 하나 믿고 있는

상당수 한국인들의 노후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지요.”

강 부회장은 부동산 가격의 폭락 가능성을 ‘출생자 수와 출생률의 급격한 감소’로 설명했다.

“현재 가장 많은 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인 1958~1970년대 초 태생의 평균 출생률이 가구당 5~6명입니다.

그런데 2005~2010년 출생률은 1.08~1.22명에 불과합니다. 1958년 출생자는 80만명이지요.

 

1971년에는 110만명이 태어났어요. 그런데 2011년 출생자가 불과 44만명입니다.

이전 세대가 유동화를 위해 시장에 내놓는 주택 2~3채를 현재 태어나고 있는 세대 1명이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공급 과잉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공급 과잉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했다.

“1958~1970년대 출생한 이들에게 부동산은 자산 증식의 도구였습니다.

이들이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산 1980~2000년대 부동산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폭등했지요.

부동산 가격 버블이 발생한 겁니다.

 

문제는 2000년 이후 출생한 이들이 자신들의 소득으로는 정상 가치보다 몇 배나 올라 있는

현재의 부동산을 절대 구매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현재 30대 이하 세대의 부동산 구매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 각종 통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의 필연적 이유지요.”

그는 “더 이상의 가치 하락 전에 필요 이상의 부동산은 처분해 유동화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은퇴 후 노후 자산 관리법”이라고 했다.


노후를 위협하는 다섯 리스크는

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역시 은퇴 후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을 힘들게 하는 대표적 리스크라고 했다.

“물가상승률이 연 3%라면 지금의 100만원이 25년 후엔 48만원밖에 안 됩니다.

이런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을 넘는 ‘금리’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지금도 그렇지만 향후 이런 금리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금리가 이미 3%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결국 물가상승률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투자’밖에 없지요.”

강 부회장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서는 금융 자산을 인플레이션에 강한

투자 상품에 맞춰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30대라면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일정 자산을 적극 운용해야 합니다.

펀드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겠지요. 문제는 노후를 위한 투자에는 ‘장기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40대 이후 세대에게는 그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거지요.

 

더 냉정하게 말하면 50대 이상에게는 부족한 투자 시간으로 인해 사실 투자의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결국 20·30대 때부터 일정 자산을 펀드 등

적극적 투자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을 만큼의 투자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강 부회장은 자녀 리스크 역시 한국인들의 노후를 힘들게 하는 큰 부분임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50·60대 부모 세대의 현금과 금융자산이 바닥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중·고에 대학교, 거기에 학원 등 사교육비까지 자녀 한 명에게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 한국 남자의 평균 결혼비용이 8300만원, 여자가 3500만원(미래에셋투자연구소)이었습니다.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50~70대 부모가 부담합니다.

 

결국 자녀 두 명을 평균 비용으로 결혼 시키면 적어도 1억원, 많으면

1억6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한다는 말이 되지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해온 50·60대 부모 세대가 이런 돈을 부담하는데 노후를 위한 자산운용이나 재테크가 가능하겠습니까.

가능하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지요.”

현재 50·60대가 648만가구라고 한다. 이 중 월 94만원 이하 비용으로 생활하는 노후 빈곤층이 42%에 이른다.

강 부회장은 앞으로도 이런 결혼비용을 50·60대가 부담한다면 노후 빈곤층이 약 6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교육비 같은 부분은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하고,

결혼비용의 경우 부부와 자녀가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장수와 건강 리스크’ 역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을 만들어라”

강 부회장은 “이런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 투자교육과 은퇴교육”이라며

“각 세대에 맞는 투자 및 은퇴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20·30대에게 이런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그들에게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20·30대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구조의 연금망을 이때 마련해 둬야 합니다.

부부 모두 가입하십시오.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가구라면 부인 역시 ‘임의가입’을 통해 반드시 국민연금에 가입하십시오.

 

임의가입을 통해 한 달에 8만9000원을 내면 현재 기준으로 65세 이후 46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과 부인을 합치면 현재 가치로 백몇십만원을 국민연금으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는 퇴직연금에 대해 “20·30대라면 저축형 퇴직연금인 DB형(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보다

투자형인 DC형(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으로 운용하라”고 했다.

“저금리 시대에 DB형으로는 인플레이션 방어가 쉽지 않습니다.

은퇴까지 30년이란 시간이 있는 20·30대라면 투자 리스크가 있다 할지라도 펀드 등에

장기투자하는 DC형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운용이 적합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연금은 소득공제 한도인 연 400만원까지만 투자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개인연금에 과도한 자산을 넣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자산운용이라고 했다.

“노후 대비 자산운용 중 최고는 바로 자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을 만드십시오. 그럼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습니다.

이것만큼 훌륭한 노후 대비 자산운용은 없습니다.”

강 부회장은 40대는 암 같은 고비용의 지출이 필요한 특수질병보험, 즉 ‘암보험’ 하나쯤은 장만하라고 했다.

50대 이후 세대에게는 부채를 줄이는 자산운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득이 줄어들고 의료비 등의 지출이 늘어나는 때이기에 이자 비용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은퇴전도사’ 강창희 부회장. ‘80세까지 현역으로 살겠다’고 한 그이기에,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다려진다.

 

 

조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