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Joyfule 2006. 10. 25. 00:43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 - 김용택  (0) 2006.10.26
억새의 기다림 - 이의웅  (0) 2006.10.25
낙엽들의 휴일 - 박봉우  (0) 2006.10.24
가끔 - Hermann Hesse  (0) 2006.10.21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0) 200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