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전면 무상급식은 전면 再考해야 한다
문화일보 기자 입력 2013.07.04 13:51 수정 2013.07.04 14:01
이성호/중앙대 교수·교육학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1423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0∼17일 실시한 '학교 살림살이(학교기본운영비) 실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교사의 60% 정도가 학교운영비 부족으로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재정적 제약으로 냉·난방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물론, 시설 개·보수, 학예회나 운동회 같은 단체활동, 생활지도, 소모품 구입 등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학교운영비가 모자라 교육의 여건과 질이 나빠지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운영비 부족의 원인이다. 교사들은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 증가'를 제1 원인으로 꼽았다. 그 밖에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운영비 인상률' 등이 거론됐지만, 포퓰리즘에 따른 교육복지의 확대가 긴축재정의 가장 주된 요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전면 무상급식은 전면 재고(再考)해야 한다. 필자는 그 간 기회 있을 때마다 '무상급식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복지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어린 학생들에게 '공짜' 심리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고, 복지가 가장 절실한 계층의 수혜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사회 정의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사실 무상급식은 애초에 선거의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전략이었다. 그리고 일부 세력은 이 전략으로 큰 재미를 봤다. 진정으로 교육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에서 그쳤어야 했다. 그런데도 '전면 무상급식'이 대단한 이념이나 되는 듯이 집착하면서, 무상급식을 무리하게 그리고 급격하게 확대해 왔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과 낙후된 시설 개·보수 등을 위한 기존의 예산이 전면 무상급식에 의해 희생된 셈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전면 무상급식은 성격이 다르다. 선진국들 중 완전 무상급식을 하는 나라는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뿐이다. 인구가 몇 백만에 불과한 이 국가들은 조세율이 상당히 높고 빈부의 격차가 작다. 즉, 무상급식이라기보다는 부모들이 내는 세금에 자녀들의 급식비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선동적 구호가 바로 '차별적 상처'라는 표현이다. 무상급식을 제공받는 저소득 계층의 학생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이야말로 교언(巧言)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무상급식뿐 아니라 저소득 계층에 대한 생활비 보조, 학자금 지원, 장학금 지급, 특례입학 등 사회적 약자 계층에 대한 모든 배려나 혜택은 수혜자들에게 차별적 상처를 주는 것이므로 없어져야 한다.
게다가 운영의 묘만 기한다면 무상 지원의 대상인 학생들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보호될 수 있다. 현재 프랑스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급식비를 학교가 아닌 해당 지역 관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학교와 교사는 어떤 학생이 급식을 지원받는지에 대해 모른다.
끝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의 허구성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식비를 지급하면 그 급식은 친환경이 되고, 수혜자들이 부담하는 급식은 친환경이 아니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전국의 모든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경비는 연간 약 2조 원이다.
이 돈이면 약 8만 명 정도의 교원을 신규 채용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학교에 보다 많은 교사를 지원해 지역 간 학력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 교육을 걱정하는 유권자들이 합심해 우리의 교육계를 오염시키는 정치적 선동과 포퓰리즘을 추방해야 교육도 살고 나라도 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1423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0∼17일 실시한 '학교 살림살이(학교기본운영비) 실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교사의 60% 정도가 학교운영비 부족으로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재정적 제약으로 냉·난방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물론, 시설 개·보수, 학예회나 운동회 같은 단체활동, 생활지도, 소모품 구입 등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학교운영비가 모자라 교육의 여건과 질이 나빠지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면 무상급식은 전면 재고(再考)해야 한다. 필자는 그 간 기회 있을 때마다 '무상급식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복지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어린 학생들에게 '공짜' 심리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고, 복지가 가장 절실한 계층의 수혜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사회 정의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사실 무상급식은 애초에 선거의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전략이었다. 그리고 일부 세력은 이 전략으로 큰 재미를 봤다. 진정으로 교육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에서 그쳤어야 했다. 그런데도 '전면 무상급식'이 대단한 이념이나 되는 듯이 집착하면서, 무상급식을 무리하게 그리고 급격하게 확대해 왔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과 낙후된 시설 개·보수 등을 위한 기존의 예산이 전면 무상급식에 의해 희생된 셈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전면 무상급식은 성격이 다르다. 선진국들 중 완전 무상급식을 하는 나라는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뿐이다. 인구가 몇 백만에 불과한 이 국가들은 조세율이 상당히 높고 빈부의 격차가 작다. 즉, 무상급식이라기보다는 부모들이 내는 세금에 자녀들의 급식비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선동적 구호가 바로 '차별적 상처'라는 표현이다. 무상급식을 제공받는 저소득 계층의 학생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이야말로 교언(巧言)이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무상급식뿐 아니라 저소득 계층에 대한 생활비 보조, 학자금 지원, 장학금 지급, 특례입학 등 사회적 약자 계층에 대한 모든 배려나 혜택은 수혜자들에게 차별적 상처를 주는 것이므로 없어져야 한다.
게다가 운영의 묘만 기한다면 무상 지원의 대상인 학생들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보호될 수 있다. 현재 프랑스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급식비를 학교가 아닌 해당 지역 관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학교와 교사는 어떤 학생이 급식을 지원받는지에 대해 모른다.
끝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의 허구성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식비를 지급하면 그 급식은 친환경이 되고, 수혜자들이 부담하는 급식은 친환경이 아니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전국의 모든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경비는 연간 약 2조 원이다.
이 돈이면 약 8만 명 정도의 교원을 신규 채용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학교에 보다 많은 교사를 지원해 지역 간 학력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 교육을 걱정하는 유권자들이 합심해 우리의 교육계를 오염시키는 정치적 선동과 포퓰리즘을 추방해야 교육도 살고 나라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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