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장. 폭풍전야 - 군중의 반대
이 상황에 또 다른 하나의 요인이 끼어들었다. 예수님의 사역 기간 동안에 대중이 그를 외면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사여 가초기의 굉장했던 인기는 시들기 시작했고 그를 숭배하고 따르던 민중의 수는 현저히 줄어 들었다. 이러한 대중 감정의 변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들의 [좌절된 기대]가 부분적으로 이 사태를 설명해 준다.
예수님의 권능있는 역사를 보고,또한 권위 있는 그의 말을 듣고서 많은 사람들은 로마 정권에 대한 다음 번 반역 폭동에서 그들을 이끌어 줄 바로 그 지도자가 나타났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러한 좋은 기회를 헛되이 낭비하고 있는 예수가 그들에게는 못마땅했다. 왕 위에 오르려고 시도함으로써 그들의 기대를 실현시켜 줄 수 있던 좋은 기회에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도 비현실적인 말만 했던 그는 그들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
한번은 그들이 억지로 예수를 잡아 왕으로 삼으려고 한 적도 있었다(요6:15).최후로 꺼져가던 이러한 기대가 종료 주일날 예루살렘 입성 때에 다시 한번 타올랐다(마21:8이하). 이와 같이 민족적인 지도자로 삼으려는 요구에 보응하기를 한결같이 거절하신 것이 거대한 잡재지지 세력으로 하여금 공공연한 적의를 갖게 하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하나의 요인은 바리새인들이 민중으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바리새인들은 어느 곳에서나 고의적으로 예수님에 대한 의심의 씨를 뿌리려고 애썼다. 갈릴리에서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되자 마자 이러한 목적으로 예루살렘으로부터 대표들이 파견되었다(막3:22). 어떤 반대의 흔적이라도 불씨를 부채질 하여 타오르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막2:67:1).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유대 민족의 공인된 종교적 지도자들이었다.따라서 예수님에게 해로운 소문을 퍼뜨리는 그들의 공작은 자연히 쉽게 끌리는 민중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만일 예수님께서도 그들과 같은 방법으로 대항하셨다면 일은 간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것이 아닌 수단을 쓰시려 하시지 않으셨다. 따라서 그와 같은 교묘하고 간악한 영향력은 계속되었고 그 해독은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들을 떠나서도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전한 복음과 그가 요구하신 것들 때문에 멀어졌다. 그 복음은 편안하고 안락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요구는 엄중하였다. 산상보훈은 만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보통 자연인에게는 전혀 실천 불가능한 것이었으며 또한 그러한 것을 선포한 예수는 견딜 수 없는 인물이었다. 예수께서 요구하신 것처럼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종교는 통속적인 의미의 "대중적"인기를 얻을 수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거침없이 "그리로 들어가는 문은 좁다고 말씀하셨다(마7:14).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나 일곱번의 일흔번을 용서하라는 명령은 과격한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마5:4418:22). 어중간한 태도는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 그는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고 말씀하셨다(마5:30). 이러한 조건으로 그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분명히 영웅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이 일은 영웅적인 것이며 지금이나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사실이 종종 흐려지고 망각된 것은 예수를 따르는 자들 자신이 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완전한 복종을 요구하는 그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닥뜨리지 않은 채 단순히 그를 인정하는 것으로 만족했기 때문이었다. 갈릴리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동안 예수님의 엄격한 요구는 곧 한때 그를 열렬히 환영했던 많은 사람들의 열의를 식어지게 했다. 가라지 비유에서 돌밭에 떨어진 씨가 곧 싹이 터서 밝은 희망을 주지만 오래지 않아 시들어 버린다는 비유의 말씀은 바로 이런 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마13:5-6). 예수님께서 전하신 바로 그 복음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친구에게 적으로 변하게 하였다. 왜냐하면 이기적인 근거 위에 세워진 세상은 결국 하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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