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 어린시절 - 19.소년 시절에서 청년 시절로

나는 어렸을 때 가엾게도 습속에 얽매어 있었습니다
공적인 경기장에서 남들이 내게 졌을 때
그들이 나에 대해 갖는 질투보다는
문법상의 오류를 범하는 것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하나님이시여! 지금 이런 고백을 합니다만
그즈음 나는 그런 점에서 칭찬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당시의 나는 그들의 마음에 드는 것만이
올바르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눈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추악한 심연 속에 잠겨 있었지만
나 자신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시선 앞에서 나보다 더 무례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을까요?
놀기 좋아하고 어리석은 구경이나 하고
광대 흉내를 내기에 열심이었으며
가정교사, 학교선생, 양친을 속여서 그들을 골탕먹이곤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지하실이나 식탁에서 물건을 훔친 일도 있습니다
먹고 싶어서도 그랬지만 대개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과 비꾸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도 역시 그런 장난감을 좋아하고 있어서
억지로 먹을 것을 떠맡기곤 했습니다
놀때도 나는 뛰어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서
승리를 얻고자 한 일도 있습니다
사실 남들로부터 당하지는 않았지만
만일 남들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을 보았다면
나로써도 맹렬히 책망했을 만한 일을 버젓이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내가 한 일을 들켜 책망을 받기라도 하면 그것을 인정하기는커녕
떼를 쓰며 아니라고 버티었습니다
이것이 어린애의 천진 난만함일까요?
주여! 그렇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가정교사나 학교 선생으로부터 지사나 왕에게로,
호도나 공이나 새 새끼로부터
황금의 약탈품 따위로 옮겨갑니다만 본질은 같습니다
학교의 매에 큰 형벌이 따르듯 본질은 같은 것입니다
우리 임금이시여!
당신이 '천국은 이러한 자들의 것이니라'고 하셨을때
어린애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겸손함을 칭찬하셨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