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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어린시절 - 18. 문법과 계율

Joyfule 2006. 5. 18. 00:47

제1권 어린시절 - 18. 문법과 계율 하나님! 내가 이렇듯 허영에 들떠서 당신을 멀리 떠난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내 앞에 본보기로 내세운 사람들이 한 일에 대해 말한다면 행위 자체는 선하더라도 말투나 문법상으로 잘못이 드러나면 깊은 수치감을 느끼고 음탕한 일을 범했어도 오차없이 문법대로 잘 꾸며 댈 줄 알면 남에게 칭찬을 받고 우쭐해하는 무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여! 당신은 이러한 일을 보시고도 잠자코 계십니다 그것은 주의 마음이 넓으시고 자애로우시며 진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언제까지 침묵만 지키시렵니까? 당신은 이미 타락한 웅덩이에서 당신을 찾는 영혼들을 구해 내셨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향해 '주여! 당신을 찾겠습니다.' 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은 정욕에 어두어지면 당신의 얼굴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떠나거나 당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은 발걸음이나 장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의 작은 아들이 갈 때는 말이나 수레나 배로 간 것도 아니고 날개로 날아 간 것도 아니며 걸어 간 것도 아닙니다 주께서는 그에게 자애로운 아버지로 주시었고 가난하게 되어 돌아왔을 때는 한층 더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정욕 속에서 산다는 것은 어두운 생활이며 당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보시옵소서 나의 주님이시여! 언제나 그러하듯 참고 보아주소서 인간의 아들들은 앞서 말한 사람들로부터 이어받은 문장이나 철자법은 열심히 지키면서도 당신으로부터 받은 삶의 영원한 법칙은 소홀히 합니다 그래서 예부터의 발음법을 지키며 가르치는 자가 혹 문법을 어기고 'homo(인간)'의 첫음절인 ㅎ을 발음하지 않았을 경우 사람이면서 사람을 미워한 당신의 계명을 어긴 것보다 훨씬 더 기분나빠합니다 사람들은 남을 미워함으로써 생기는 해로움보다는 남이 자기를 미워함으로써 생기는 해로움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남을 박해하는 사람이 더 많은 해를 입는 줄 압니다 자기가 당하기 싫어하는 해를 남에게 끼칠 때 언어학 적인 지식 보다는 양심에 씌여진 경고가 우리 마음을 더 깊이 자극합니다 유일하고 위대하신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아득히 높은 곳에 묵묵히 계십니다 게다자 당신은 꿋꿋한 법률에 따라 파렴치한 정욕의 벌로 '어두운 눈'을 정하셨습니다 웅변으로 명성을 추구하는 인간이 인간 재판관 앞에서 군중에 둘러싸여서 자기의 적에게 인간으로써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증오심을 품고 욕설을 퍼부울때 그는 'interomines(사람들에게 둘러싸여)라고 말할까봐 걱정을 하면서도 한 인간을 사회로부터 밀어내지 않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