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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이 본 천국과 지옥

Joyfule 2017. 5. 5. 02:47

 

   존 번연이 본 천국과 지옥

  2부 지옥과 멸망당한 자들의 고통을 목격하다

 


* 지옥에서 당하는 고통
지옥에서 탄식하던 영혼은 지옥에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상세히 말해 주었습니다.


"먼저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오.

이곳에서 우리가 당하는 고통은 그 종류가 만 가지도 더 된다오.

땅에서는 어지간해서는 한번에 한 가지 이상의 질병으로 고생하는 일이 드물지요.

그런데 만약 전염병과 통풍과 열병을 한꺼번에 앓게 된다면 스스로 얼마나 비참하게 느끼겠소?

그런데 그런 병을 다 합쳐봐야 이곳에서 우리가 당하는 고통에 비하면 벼룩에게 한번 물린 것에 지나지 않소.

 이곳에서 우리는 너무나 역겨운 지옥의 다양한 면들을 부닥쳐야 하오.

이곳에서는 우리를 태우는 영원한 불이 있고, 숨이 콱 막히게 하는 펄펄 끓는 유황 못이 있고,

공포로 짓누르는 철저한 흑암이 있고, 우리를 영원히 갉아 먹는 양심의 구더기가 있소.

 이것들 가운데 한 가지라도 인류가 땅에서 느끼는 고통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오.

이곳에서 당하는 고통은 가지수가 많을 뿐 아니라

총체적이기도 해서 몸의 각 부분에 온 영혼으로 감당해야만 하는 고통을 가하는데,

그것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다오.

땅에서는 병에 걸리면 아픈 부위도 있고 아프지 않은 부위도 있지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다오.


영혼과 육체의 각 부분이 한꺼번에 아픈 것이오.
눈은 너무나 어둡고 무서운 형상으로 다가오는 마귀의 모습에 고통을 당하고,

귀는 멸망당한 자들이 쉴 새 없이 내지르는 비명과 절규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코는 찌를 듯한 유황연기에 시달리고, 혀는 뜨거운 유황 용액에 끊임없이 데이고,

전신은 불 못에서 종일 뒹굴려야 한다오.

영혼의 모든 역량과 기능도 고통을 당한다오.

상상력은 지금 당하는 고통을 생각하느라,

기억력은 우리가 천국을 상실하고

구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놓친 것을 떠올리느라 고통을 당한다오.

정신은 우리가 땅 위에서 얼마나 귀중한 세월을 악한 생활에 허비했는가 하는 생각에 시달린다오.

오성(悟性)은 과거의 쾌락과 현재의 고통과 영원히 계속될 장래의 슬픔을 생각하고서

고통을 당하며, 양심은 쉴 새 없이 영혼을 갉아먹는 벌레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오.

우리의 비참함을 더욱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또 한 가지는 고통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오.

우리를 태우는 불은 세상의 바닷물을 다 끌어와도 끌 수 없을 만큼 뜨겁고 격렬하오.

우리가 이곳에서 당하는 고통은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설명해도 알 길이 없소.

이곳에서는 하나님의 공의가 우리의 죽어가는 생명을

그렇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유지케 하는 능력으로 드러난다오.

 

천사의 능력으로도 버텨낼 수 없는 고통이라오.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는 또 한 가지 요소는 이 고통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오.

다양하고 총체적이고 극단적인 고통이 지속적이기까지 한 것이오.

잠깐 고통을 쉴 수 있다면 한숨을 돌릴 텐데 그런 것이 없소.

극단적이면서도 동시에 지속적인 고통인 것이오.

고통이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순간이 있다면 적지 않은 위로가 될 텐데.

 

한 순간도 중단됨 없이 언제까지나 지속된다는 것이 우리의 상황을 너무나 절망적으로 만드는 것이오.

지금 당하는 고통을 영원히 당해야 한다오.

이 현실이 우리 마음 가운데 하나님에 대한 증오를 일으키고,

이 증오심이 우리를 더욱 비참하고 고통스럽게 만드오.

우리가 이곳에 속해 있는 사회나 사귐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라오.

고통을 가하는 마귀들과 고통을 당하는 영혼들이 모두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는 존재들이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에 잔뜩 겁에 질린 비명과 절규,

그리고 우리를 이곳에 들어오게 하신 분에 대한 참람한 말이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전부라오.

그리고 이곳에서는 동료 영혼들도 똑같은 고통을 당한다는 사실이

조금도 위안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오.

우리가 고통을 당하는 장소 역시 우리의 고통을 더욱 깊게 만든다오.

감옥, 지하 감옥, 무저갱, 불 못과 유황, 영원히 식지 않는 용광로, 영원히 칠흑 같은 어둠,

그리고 지옥 그 자체, 과연 이곳은 고통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오.

이러한 두렵고 절망적인 장소가 우리의 비참함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오.


냉혈한들인 고문자들이 우리의 괴로움에 한 가지를 더 얹는다오.

고문자들은 사탄의 추종자들인 마귀들인데, 피도 눈물도 없는 이들은

아무런 가책도 없이 우리를 괴롭히는데서 즐거움을 얻고 있소.

지금까지 내가 열거한 구체적인 사항들만으로도 너무나 절망적이지만,

더욱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사실이오.

영원히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상태인줄 당신은 모를 거요.

마태 25/41 그때에 왕이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도 말하기를

 ‘너희 저주받은 자들아,

내게서 떠나 마귀와 그의 천사들을 위하여 준비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영원한 불 속에 들어가라는 예수님 음성이 쟁쟁하오.

그 치명적인 선고를 되돌려 놓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할 텐데!

하지만 전능자의 권능이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고통을 더하고 계신다오.

영원히 당해야 할 고통을 어찌 다 당해야 할 지 막막하나 그것이 내가 견뎌야 할 몫이오.

이것이 우리가 영원히 비참한 처지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