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스승 / 목필균
꽃 이름만
배우지 마라
꽃 그림자만
뒤쫓지 마라
꽃이 부르는
나비의 긴 입술
꽃의 갈래를 열어
천지(天地)를 분별하라
몸으로
보여주는 이
국민학교 선생님 / 나태주
아이들 몽당연필이나
깎아주면서
아이들 철없는 인사나 받아가면서
한 세상 억울한 생각도 없이
살다 갈 수만 있다면
시골 아이들 손톱이나 깎아주면서
때묻고 흙묻은 발이나
씻어주면서 그렇게
살다 갈 수만 있다면.
스승의 마음 / 오보영
제자 꾸지람한 오늘
많이 야단친 오늘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언짢습니다
올바른 길 가라고
생각하며 살으라고
바로 서길 바라며 나무랬지만
행여 상함 입었을까
맘 쓰입니다
깨달음 가졌을까
염려됩니다
그래도 마음은 가볍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꾸짖어 주고
사랑하는 맘으로 일러줬기에
할 일 한 것 같아 흐믓합니다
할 도리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스승의 기도 - 도종환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이 세상 모든 선생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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