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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상심(披枝傷心) 곁가지를 쳐 내면 속줄기가 상한다.

Joyfule 2018. 9. 3. 08:26
    
     파지상심(披枝傷心) 곁가지를 쳐 내면 속줄기가 상한다.
    어떤 사람이 과일 나무를 너무 촘촘하게 심었다. 
    곁에서 말했다. 
    "그렇게 빼곡하게 심으면 열매를 맺을 수가 없소."
    그가 대답했다. 
    "처음에 빼곡하게 심어야 가지가 많지 않습니다. 
    가지가 적어야 나무가 잘 크지요.
    점점 자라기를 기다려 발육이 나쁜 것을 솎아 내서 간격을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하면 나무도 오래 살고 열매가 많습니다. 
    게다가 목재로 쓰는 이로움이 있지요. 
    어려서 가지가 많은 나무는 자라봤자 높게 크지 못합니다. 
    그래서 곁가지를 잘라내면 병충해가 생겨 나무가 말라 죽고 맙니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얘기다. 
    披枝傷心은 가지를 꺽으면 나무의 속이 상한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간격을 두어 널널하게 심으면 곁가지만 많아진다.
    안 되겠다 싶어 곁가지를 쳐 내니 그 상처를 통해
    병충해가 파고 들어 결국 나무의 중심 줄기마저 손상된다.
    그래서 그는 답답하리만치 빼곡하게 심어 운신의 폭을 제한했다.
    그러자 어린 묘목은 딴짓을 못하고 위로만 곧게 자랐다.
    제법 자라 樹形이 잡힌 뒤에 경쟁에서 뒤처진 묘목을 솎아내 간격을 벌려 준다.
    이미 중심이 굳건하게 섰고 팔 다리를 마음껏 뻗을 수 있게 되자
    아주 건강한 과수로 자라고 곧은 중심 줄기는 옹이도 없이
    튼실한 목재로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성호 자신이 직접 실험해보니 그의 말이 옳았다.
    가지를 자른 곳에 물이 닿으면 썩어 벌레가 생겨 끝내는 나무속까지 썩고 말았다.
    곁가지가 많으면 큰 나무가 못 된다.
    열매도 적다 중심이 곧추서야 나무가 잘 크고 열매가 많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제 중심을 세우기 전에 오지랍만 넓히면
    이룬 것 없이 까불다가 제풀에 꺾인다.
    작은 성취에 기고만장해서 안하무인이 된다.
    말을 함부로 하다가 결실을 맺기 전에 뽑혀져 버려진다.
    곁눈질 않고 중심의 힘을 키워야 큰 시련에 흔들림 없는 거목이 된다.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어 많은 열매를 맺고 老巨樹로 발전하다.
    잘 생긴 나무는 중심이 제대로 선 나무다.
    정신 사납게 이리저리 잔가지를 뻗치면 중심의 힘이 약해져
    농부의 손에 뽑혀 땔감이 되고 만다. <정민의 “一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