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없는 무덤 없다 - 차윤환음료수 한 갑 사 들고 입원한 이웃을 찾아갑니다. 손 한번 잡아보고 몇 마디 말이 오가고 속히 회복되기 바란다는 말 뒤로 언제 퇴원했는지도 모르게 잊습니다. 혼인 청첩장을 받습니다. 찾아 가봐야 할 마땅한 도리를 우회하여 축하한다는 전화 겸 통장 계좌번호를 물어 언젠가는 되돌려받을 축의금 몇 푼 송금 후 잊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우리는 때로 겨울 자선냄비에 지폐 몇 장의 가벼운 동정(同情)을 밀어 넣고 사람의 본분을 다한 양, 당당히 한해의 무거운 죄 짐을 사면(赦免)받으려 합니다. 절실히 다가서지 못하는 오늘도 하루치 분량을 돌아온 해는 어김없이 서산마루에 걸립니다. 모든 핑계는 무덤에서도 잠들지 못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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