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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Joyfule 2007. 4. 28. 02:17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물론 ‘불법과 탈법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독재를 하든 방임(放任)을 하든 
실적만 좋다면 대부분 정당화되고 결과적으로 리더십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실적이 나쁘면 리더십이고 뭐고 갖다붙일 여지가 없어진다. 
정치인이나 종교인의 리더십과는 다른 대목이다. 
그래서 ‘투명경영’이란 말은 있어도 ‘민주경영’이란 단어는 없는 모양이다. 
기자가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생전에 현대그룹을 취재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점은 느닷없는 사장단 인사였다. 
그것도 기사마감 시간이 임박해서야 불쑥 내놓는 헤비급 인사로 몇 번이나 소동을 벌였다.
 요즘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간간이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도 그랬다. 지금까지 몇몇 의외의 인물이 사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정기 시즌이 아니라 오너의 뜻에 따라 수시로 단행되는 
‘번개 인사’는 현대가(家) 리더십의 한 특징을 보여준다. 
정몽구(鄭夢九·67)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그렇듯 가부장적 경영을 해오면서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집에 은둔해 있는 오너도 아니고, 
회사 공장을 한두 번 순시하면서 현장경영한다고 홍보하는 오너도 아니다. 
실제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고 행동으로 다그친다. 
요즘 중국 베이징에서는 ‘현대속도(現代速度)’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막차로 중국시장에 진입했지만 금방 기존의 메이저 업체를 제치고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을 빗대는 말이다. 
현대차는 2004년에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41만8615대를 판매해 점유율 2.5%의 벽을 넘어섰다. 
기아차 판매분을 합치면 점유율은 4.1%에 이른다. 
2005년 1분기 성과는 더 좋다. 
현대차는 2004년 세계시장에서 228만대를 팔아 판매증가율 16%를 기록했다. 
이는 도요타, 혼다의 10%나 GM의 4%를 크게 앞지르는 것이다. 
기자는 1990년대 후반 당시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과 단둘이 만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롯데호텔 세면장에서,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호 갑판 위에서, 신라호텔 미니룸에서. 
그때 본 정 회장은 상당한 눌변(訥辯)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각종 국내외 행사를 많이 치러서인지 달변은 아니라 해도 분명하고 명쾌한 의사표시를 한다. 
당초 정 회장의 눌변 때문에 그의 경영능력에 의심을 품는 사람도 있었고, 
2000년 현대차로 홀로서기를 했을 때는 
과연 회사가 제대로 굴러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그런 의심과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계시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