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괴테 - 파우스트(Faust:1831)
-제2부-
화초가 가득한 알프스 고원의 우아한 풍경 속에 누워 있는 파우스트는
아리엘이 거느리는 요정들의 합창 소리에 잠이 깼다.
그는 자연의 품에 안겨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받을 수 있는 안식을 다시 찾은 것이다.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용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물질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절제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깨달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활동의 생활 즉 위대한 세계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메피스토가 연애 이외의 넓은 세계를 보여 주기 위하여
그를 데리고 간 곳은 중세기 독일의 라르츠 제령의 궁중이었다.
황제는 아직 나이가 젊고 사려가 부족한 사람이었으므로
정치는 문란하고 향락만을 일삼았기 때문에 심한 재정난에 빠져 있었다.
마침 어전 회의가 열려 각 대신으로부터 어려운 문제가 속출되고
의견이 구구하였을 때 메피스토가 나타나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로 유혹하며
황제는 메피스토에게 의지하며 그의 의견을 묻는다.
악마는 이 나라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거짓으로 국토의 지하에 막대한 금과 재물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이것이 황제의 소유이니 꺼내어 쓰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설득한다.
대신들 중에는 메피스토의 의견을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
악마는 황제로부터 보물을 파내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천문 박사의 입을 통해서 황제에게 가장 무도회를 열 것을 권하여
잠시 그의 기분을 돌리게 하고 금의 발굴을 연기시켰다.
파우스트는 부의 신 플루투스로 가장하고
악마는 가난한 사람으로 분장하여 소동을 벌인다.
이 가장 무도회에서는 신분이 천한 사람으로부터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까지 여러 계층의 남녀가 참석하였다.
다음 날 한 재상은 황제를 알현하고 한 장의 지폐를 보인다.
그것은 지하의 보물을 담보로 발행된 지폐인데
그 종이엔 황제의 서명이 찍혀져 있는 것이었다.
황제가 놀라 그것을 조사해 보니 전날 밤 무도회의 혼란 속에서
메피스토의 계략으로 황제에게 정신없이 서명시켜
하룻밤 사이에 수천 매를 인쇄시켰던 것이다.
악마는 지하의 보물은 영원히 황제의 재산이며 그것을 파내는 대신
지폐를 발행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속여 그를 납득시키니
대신들도 새 지폐를 보고 기뻐하였으며 황제는 그의 지혜에 감탄했다.
지폐의 발행은 경제 사정의 일대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여기에 새로운 자본주의가 탄생하려는 것이다.
이 위험 천만한 위조 지폐의 남발로 황제는 일시적이나마
부를 얻게 되고 국내의 재정난도 수습되었다.
그러나 어리석은 황제는 재정의 여유가 생기자 또 다른 욕망이 일어났다.
그는 파우스트에게 세계 제일의 미남 미녀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그리스의 헬렌과 트로이의 파리스를 보고 싶다고 하였다.
이 일은 파우스트가 담당하게 되었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를 믿고 승낙하지만
그들이 북구의 메피스토에게는 영향력이 없는 그리스 사람이므로 곤궁에 빠진다.
그리고 파괴를 생명으로 하고 있는 악마에게
이러한 부활의 임무를 수행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천상의 신을 불러 올 능력도 없었으므로 파우스트에게 단지
그 환영을 불러 올수 있는 방법만을 가르쳐 준다.
파우스트는 악마에게서 마법의 열쇠를 받아 우주의 끝까지 가서
헬렌이 있는 '어머니의 나라'로 내려간다.
이 곳은 만물의 원상을 제조하는 불가사의한 곳인데
이 세계는 일체의 창조되는 것이 그대로 환영으로 존재하는
시공을 초월한 영원히 공허한 곳이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가 가르쳐 준 대로 타버린 향을 가지고 나온다.
파우스트가 '영원의 나라'로부터 돌아오자 무대가 장치되어 있는
'기사의 방'에 황제 이하 궁전 안의 사람들이 다 모였다.
파우스트가 향을 피우고 아름다운 음향을 울리며
마법의 열쇠로 그 향로를 두들기니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인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파리스의 자태가 나타나더니 잠이 들었다.
계속해서 절세의 미인이라는 헬렌도 나타났다.
그의 요술에 황제를 비롯한 궁전의 모든 사람들은 꿈같은 마음으로
다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뿐 신비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