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0장 마사의 동생 디컨 1..
나만의 세계 발견
비밀의 화원에는 일주일 가까이 해가 환히 빛났다.
비밀의 화원은 내가 그곳을 생각할 때마다 부르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었고, 오래되고 아름다운 담 안에 들어가 있을 때면
내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느낌에 그 이름이 훨씬 더 좋아졌다.
언제나 세계에서 빠져나와 요정 나라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읽고 좋아한 몇 안 되는 책은 다 요정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그런 책들에서 비밀의 화원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었다.
그런 책을 보면 가끔 사람들은 백 년 동안 잠들어 있기도 했는데,
내가 볼때는 약간 바보 같은 이야기였다.
난 잘 마음이 전혀 없었고,
사실 미슬스웨이트에서 보내는 매일매일이 더 말똥말똥 깨어 있게 되었다.
밖에 나가는 것이 점점 더 좋아졌다.
이젠 더 이상 바람이 싫지 않았고 되레 즐거웠다.
더 빠르고 더 오래 뛸 수 있게 되었고 줄을 백 번까지 넘을 수 있었다.
비밀의 화원에 사는 알뿌리들은 깜짝 놀랐을 것이었다.
알뿌리가 마음껏 숨 쉴 수 있도록 내가 그 둘레를 깔끔이 정리를 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난 아직 몰랐지만
그 알뿌리들은 어두운 흙아래서 힘을 내고 영차 영차 일을 하고 있었다.
햇빛이 뿌리까지 가닿아 따뜻이 데웠고 비가 내리면 금방 적실수 있어서
알뿌리들도 훨씬 더 생생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난 엉뚱하지만 결심이 굳은 아이로,
이젠 굳은 의지로 하는 재미있는 것들이 생겼기 때문에 정말로 흠뻑 빠졌다.
꾸준히 일하고 땅을 파고 잡초를 뽑았으며 힘들어도
지치기는 커녕 매시간 자기가 해놓은 일이 갈수록 더 뿌듯해졌다.
나에게는 아주 흥미진진한 놀이 같았다.
원래 원했던 것보다 연두색 새순 끄트머리를 훨씬 더 많이 찾아 냈다.
사방 여기저기에서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것 같았고,
매일 자그마한 새순을 좀 더 찾아냈다.
어떤 건 아주 자그마해서 간신히 땅위로 삐죽 끄트머리를 내밀었을 뿐이었다.
어찌나 많던지 마사가 스노드롭이 수천 송이 피어 있다고 한 것과
알뿌리가 퍼져서 새 어린 뿌리를 만든다고 한 얘기를 떠올렸다.
이 뿌리들은 10년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었기 때문에
스노드롭 처럼 수천 개로 퍼졌을지도 몰랐다.
난 꽃이 피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궁금했다.
어떨 때는 땅을 파다가 멈추고 화원을 들여다보며,
아름다운 꽃 수천 송이가 가득 피어 이땅을 덮으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했다.
해가 화창했던 그 주에 난 벤과 좀 더 친해졌다.
난 갑자기 땅에 솟아난 양 그 엎에 나타나는 바람에
몇 번이나 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사실 난 벤이 자기가 오는 걸 보면 연장을 챙겨 가 버릴까 봐
걱정해서 늘 될수 있는대로 살금살금 걸어왔다.
하지만 벤은 이제 처음에 그랬던 것만큼 나를 꺼리지 않았다.
어쩌면 속마음으로는 내가 이 노인 곁에 있고 싶은 내색을 역력히 보였기 때문에
그에 슬며시 우쭐해진 것일 수도 있었다.
또 내가 이전보다 훨씬 얌전해 지기도 했다.
맨 처음 내가 그를 봤을 때 원주민에게 말하는 태도
그대로 했다는 것을 벤은 몰랐다.
그때 난 억세고 늙은 요크셔 남자는 주인에게
고분고분 인사하는데 익숙하지도 않고
이리저리 하라고 명령받지도 않는다는 것을 몰랐었다.
"아씨는 울새 같구먼."
어느 날 아침 벤은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는 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언제 아씨를 볼지, 어느 쪽에서 올지 짐작도 할수가 없다니까."
"이제 울새는 내 친구에요."
"울새 답구먼."
벤이 딱딱 거렸다.
"그저 허영심과 변덕이 넘치는 녀석이라 여자들에게 슬슬알랑거리는 거제.
허세 부리고 꼬리 깃털을 흔들기 위해서라면 못 할게 없는 녀석이라.
아주 지 잘난 줄 아는 녀석이제."
벤이 이처럼 말을 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가끔은 내가 질문을 해도 툴툴거리고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평소보다 훨신 말이 많았다.
벤은 일어서서 밑창에 징을 박은 반장화를 삽 위에 얹고 나를 넘겨다 보았다.
"아씨가 여기 온지 얼마나 되었나?"
벤이 불쑥 물었다.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미슬스웨이트에 온 덕을 보기 시작하는데."
벤이 말했다.
"이전 보다 더 통통해졌고 낯빛도 더 노리끼리 해졌네.
처음 이 정원에 왔을 땐 털 뽑은 까마귀 새끼 같더니만.
이처럼 못생기고 심술궂은 얼굴의 어린아이는 처음 본다고 혼자 생각했었지."
난 허영심이 강한 아이가 아니었고,
내 외모가 예쁘다 생각한 적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 대단히 속상하지도 않았다.
"살이 좀 더 오른 건 알아요.
긴 양말이 꽉 끼기 시작했거든요.
이전에는 헐렁해서 쭈글쭈글했었는데, 저기, 울새가 있네요.
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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