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9장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집 3
마사 엄니의 마사집 초대
난 그날 오후에 다시 외출하진 않았다.
마사가 펜과 잉크와 종이를 가지고 왔지만
상을 치우고 접시를 아래층으로 날라야 했다.
게다가 부엌에 가보니 메들록 부인이 있었다.
부인이 마사에게 이런저런 일을 시켰기 때문에
난 마사가 다시 올때까지 한참처럼 여겨지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난 글자를 잘 몰랐다.
그간 있었던 가정교사들이 나를 너무 싫어해서 금방 그만두고 떠났기 때문이었다.
특히 철자를 잘 몰랐지만 노력해서 또박또박 글씨를 쓸 순 있었다.
마사가 불러준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디컨에게
지금 부치는 이 편지가 잘 도착했으면 좋겠구나.
메리 아씨는 돈이 넉넉히 있으셔서 네가 스웨이트에서
꽃씨와 화단을 만들 수 있는 원예 도구를 사다 주었으면 하신다.
가장 예쁘고 기르기 쉬운 걸로 골라 와.
아씨는 이전에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여기 와는 영 다른 인도에 살았으니까.
엄마와 동생들에게 안부 전해 줘.
메리 아씨가 얘기를 더 많이 해줬으니까 다음에 집에 갈땐
코끼리랑 낙타랑 사자와 호랑이 사냥을 하러 가는
신사분들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을거야.
사랑하는 누나.
마사 피비 소워비.
"돈을 봉투에 넣은 다음에 푸줏간에서 심부름 온 애한테 줘서
수레에 싣고 배달해 달라고 할게요.
걔랑 디컨은 절친한 친구 사이니께요."
마사가 설명했다.
"디건이 불건을 사면 어떻게 받아?"
"걔가 직접 가지고 올 거여요.
걔는 여기까지 걸어오라면 좋아할테니께."
"아!"
난 탄성을 질렀다.
"그러면 나도 디컨을 볼수 있겠네!
디컨을 만날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아씨도 디컨을 만나고 싶으셔라?
내가 얼마나 기쁜 얼굴을 했던지 마사가 불쑥 물었다.
"그럼, 난 여우랑 까마귀랑 사이좋게 지내는 남자애는 한번도 본 적이 없거든.
무척 보고 싶어."
난 디컨을 만날 생각을 하니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생각을 해보니께요.
내가 그걸 계속 깜빡 하고 있었네요.
오늘 아침 제일 먼저 말한다는 것이.
엄니께 여쭤 봤어라.
엄니 얘기로는 메들록 부인에게 직접 물어보신다고 하셨어라."
"그 말은..."
내가 입을 열었다.
"화요일에 말했잖어요.
아씨가 언제 우리 집에 가서 뜨끈한 귀리 케이크에
버터 쓱쓱 발라 먹고 우유 한잔 마셔도 되는지 물어보겠다고."
하루에 신나는 일이 모두 다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대낮에 하늘이 푸를때, 황야를 가로질러 갈수 있다니!
열두 아이가 사는 오두막에 갈수 있다니!
"어머니 생각엔 메들록 부인이 나를 보내 주실 것 같대?"
난 무척 불안해져서 물어보았다.
"예에, 그럴거라고 하시던디요.
메들록 부인은 우리 엄니가 얼마나 깔끔한 사람인지 아시고
집도 말끔허니 정리해 놓는다는 걸 아시니께요."
"내가 가면 디컨이란 마사 어머니도 만날 수 있겠지?
마사 어머니는 인도 엄마들 같지는 않을거야."
난 그 생각을 자꾸 하면 할수록 마음에 들었다.
그날은 정원에서 일도 하고 오후에는 온갖 신나는 일이 많았지만
결국 하루가 저물 때쯤 난 조용히 생각에 빠졌다.
마사는 차 마실 때까지 곁에 있어 주었으나
두 사람은 편안하게 조용한 분위기 속에 앉아서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마사가 차 쟁반을 가지고 막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할때 내가 질문을 했다.
"마사 식기실에서 일하는 하녀가 오늘 또 치통이 있었대?"
마사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어째서 그런걸 다 물으신다요?"
"아까 마사가 오는 걸 한참 기다리면서 하도 안 오길래
문을 열고 아래층에 내려가 봤거든.
저 멀리서 지난밤에 들었던 것 같은 울음소리를 또 들었어.
오늘은 바람이 안 불었으니까 바람 소리였을 리가 없잖아."
"어이코!
복도를 혼자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엿들으시면 안 돼요.
크레이븐 주인님이 알면 노발대발하실걸요.
주인님이 무슨 짓을 하실지 아무도 몰러요."
마사는 불안스레 대답했다.
"엿들은 게 아냐.
난 그냥 마사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러다 그 소리가 그냥 들린 거지.
세 번이나 들렸는 걸."
"맙소사!
메들록 부인이 종을 울리는 구먼요."
마사는 거의 뜀박질 하듯 방에서 뛰쳐나가 버렸다.
"여긴 참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집이야."
난 가까이에 있는 팔걸이 의자의 푹신한 쿠션 위에
머리를 떨구면서 졸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땅을 파고 줄넘기를 하느라 편안하게 피곤했다.
곧이어 잠이 찾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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