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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많이 웃을수록 몸에 좋은거여 3

Joyfule 2018. 1. 5. 01:27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많이 웃을수록 몸에 좋은거여 3   
     
    크레이븐 박사가 그날 아침 왔을 때, 
    그 또한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었다.
    박사는 수없이 질문을 퍼부어서 콜린의 부아를 돋웠다.
    "정원에 참 오래 나가 있는다며?"
    박사가 말을 꺼냈다.
    "어디 가니?"
    콜린은 가장 좋아하는 태도, 무슨 의견에도 위엄있게 심드렁한 태도를 취했다.
    "내가 어딜 가는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을 거에요."
    콜린이 대답했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가니까, 모든 사람들은 멀리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난 감시당하거나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싫어요.
    삼촌도 그건 알잖아요!" 
    "넌 하루 종일 나가 있지만 그게 해로운 것 같진 않구나.
    그런 생각은 안 들어. 보모 말로는 이전보다 입맛도 더 좋다고 하고."
    "어쩌면요."
    콜린은 갑작스레 좋은 생각이 떠올라 불쑥 말했다.
    "어쩌면 부자연스럽게 입맛이 도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것 같진 않아.
    음식이 잘 맞는 걸 보면."
    크레이븐 박사가 말했다.
    "살도 빨리 찌고 있고 혈색도 더 나아졌구나."
    "어쩌면, 어쩌면 붓고 열이 나서 그런지도 몰라요.
    콜린은 짐짓 우울한 척 의기소침하게 말했다..
    "오래 살지 못할 사람들은 종종... 다르잖아요."
    크레이븐 박사는 고개를 저었다.
    박사는 콜린의 손목을 잡고 소매를 걷어 올린 후 맥을 짚어 보았다.
    "열은 없는데."
    박사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말했다.
    "최근에 찐 살도 건강하고, 이 상태만 유지하면 죽는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겠구나.
    네 아버지도 이렇게 놀랍도록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무척 기뻐하실거다."
    "아버지에겐 말씀드리면 안 돼요!"
    콜린은 별안간 격해졌다.
    "그러다 다시 나빠지기라도 하면 아버지는 실망하실 거에요."
    오늘 밤에라도 나빠질 수 있잖아요.
    열이 마구 오를 수도 있다고요.
    지금 막 열이 나기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아버지에게 편지 쓰시면 안 돼요. 안 돼요. 안 된다다고요!
    삼촌 때문에 화가 나는데, 그건 몸에 안 좋다는 거 삼촌도 아시잖아요.
    벌써 몸이 뜨거워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싫지만 내 얘기를 편지에 쓰는 것도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싫다구요!" 
    "진정하렴, 얘야."
    크레이븐 박사가 달랬다.
    "네 허락없이는 아무것도 쓰지 않으마, 넌 여러 일에 참 민감하구나.
    기왕 몸이 이렇게 좋아졌는데 도로 해치면 안 되지."
    박사는 크레이븐 씨에게 편지를 쓴다는 얘기를 더 이상 꺼내지 않았고 
    보모를 보자 환자 앞에서 아버지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둥 
    말하지 말라고 남몰래 주의를 주었다.
    "이 아이는 유달리 몸이 좋아졌어."
    박사가 말했다.
    "이런 회복은 거의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물론 이전엔 우리가 노력해도 시킬 수 없었던 걸 자기 뜻에 따라 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쉽게 흥분하기 쉬운 기질은 그대로니 
    애가 동요할 만한 얘기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되겠소."
    나와 콜린은 무척 놀라서 걱정스럽게 의논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연극놀이' 계획이 시작된 것이었다.
    "짜증 발작을 일으켜야 할지도 모르겠어."
    콜린이 후회하듯이 말했다.
    "그렇게 하고 싶진 않고 이제는 크게 짜증을 낼 만큼 괴롭지도 않아.
    어쩌면 일으킬 수 없을지도 모르고, 이제 목에 덩어리가 치밀지도 않고 
    끔찍한 일 대신에 좋은 일들만 계속 생각이 나.
    하지만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하면 뭔가 해야겠지."
    콜린은 적게 먹기로 결심했지만 
    불행하게도 이 영리한 생각은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매일 아침 일어날때면 입맛이 몹시도 돌았고, 
    소파 가까이에 있는 탁자에는 집에서 구운 빵과 신선한 버터, 
    눈처럼 하얀 달걀과 라즈베리 잼, 고형 크림으로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나는 항상 콜린과 아침 식사를 같이 했고 
    우리 둘은 식탁에서 -특히 뜨거운 은제 뚜껑 아래서 지글지글하며 
    군침 도는 냄새를 풍기는 햄 조각이 있을 때면- 
    자포자기해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곤 했다.
    "오늘 아침에는 이걸 다 먹어야 할 것 같아. 메리."
    콜린은 언제나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점심을 약간 돌려보내고 저녁을 많이 남기자."
    하지만 우리들은 어떤 음식도 그저 돌려보낼 수 없었고,
    싹싹 핥아 먹은 빈 접시들이 식기실로 돌아갈 때면 
    사람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콜린은 또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햄 조각이 더 두꺼웠으면 좋겠어.
    게다가 한 명에 머핀 한 개라니 어떤 사람에게도 충분하지 않은 양이야."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충분했지."
    나는 맨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대답했다.
    "하지만 살려는 사람에게는 충분하지 않아.
    가끔 황야에서 곱고 신선한 히스와 가시 금작화 향이 창문 너머로 
    솔솔 풍겨 오면 세 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