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많이 웃을수록 몸에 좋은거여 1
디컨이 일하는 곳은 비빌의 화원만이 아니었다.
황야의 오두막 주위에는 야트막한 거친 돌담으로 가로막힌 땅뙈기가 있었다.
이른 아침과 석양빛이 이우는 저녁 늦게,
콜린과 나를 만나지 않는 날이면 매일 디컨은 거기서
감자와 양배추, 순무와 당근, 허브를 어머니를 위해 심고 가꾸었다.
그를 따르는 동물들과 함께 거기서 기적을 일으켰고
아무리 일해도 지치는 것 같지 않았다.
땅을 파거나 풀을 솎을 때면 요크셔 황야 민요를 휘파람으로 불거나 노래를 불렀고,
검댕이나 대장, 일을 돕도록 가르치는 형제자매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디컨의 텃밭이 없었더라면,"
소워비 부인이 말했다.
"지금맹키로 편안하게 지내진 못했을 거여.
모두 그 애를 위해서는 쑥숙 자라니께.
걔가 기른 감자와 양배추는 다른 사람들들 것보다 배나 크고
다른 감자엔 없는 향기가 난다니께."
소워비 부인은 일을 하다 짬이 나면 밖으로 나가 디컨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도 여전히 일을 할 만큼 길고 맑은 황혼 빛이 남아 있으면
그때가 부인이 유유자적한 시간이었다.
부인은 야트막한 거친 돌담 위에 앉아서 아들을 보면서 하루의 이야기를 들었다.
부인은 이 시간을 좋아했다.
이 정원에는 채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디컨은 1페니짜리 씨앗 봉투를 이따금씩 사 와서 구스베리 덤불과
양배추 사이에 환하고 달콤한 향이 나는 것들의 씨를 뿌렸다.
또 목서초와 패랭이꽃, 팬지를 줄다라 길렀고, 해마다 모아 놓은 씨앗이나
알뿌리에서 매년 꽃이 피고 때가 되면 고운 꽃송이로 퍼저가는 식물들도 키웠다.
야트막한 담은 요크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였는데,
디컨이 틈마다 황야의 디기탈리스를 심어 놓아
여기저기 돌이 힐끔 드러나 보일 뿐이었다.
"식물들이 자랄 수 있게 하려면 걔들과 확실히 친구가 되기만 하면 된다니께요. 엄니."
디컨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식물들도 동물들이나 마찬가지여라.
목이 마르면 마실 걸 주고, 배가 고프면 먹을거리를 주면 되지라.
식물들도 우리랑 똑같이 살어요.
식물들이 죽으면 제가 나쁜 애라 매정하게 대해서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고요."
이처럼 으스름이 깔리는 시간에 소워비 부인은
미슬스웨이트 장원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한 소식을 듣곤 했다.
처음엔 고작 콜린 도련님이 메리 양과 함께 마당에 나가고 싶어 했는데
그게 도련님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머지않아 두 아이들은 디컨의 어머니도 비밀에 끼워줘도 좋다는 데 뜻을 모았다.
어쨌든 보인이 비밀을 말해도 확실히 안전한 사람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어떤 아름답고 잔잔한 저녁, 디컨은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묻혀 있던 열쇠, 울새 죽은 듯 보였던 회색 안개,
메리 아씨가 밝힐 계획이 없었던 비밀 이야기들을
짜릿할 정도로 시시콜콜 얘기해 주었다.
디컨이 저택에 간 후 비밀 이야기를 듣게 된 연유,
콜린 도련님이 의심을 품은 후 숨겨진 구역으로 안내를 받았던 마지막 극적인 순간,
거기에 벤이 담 위로 화난 얼굴을 내밀고 콜린 도련님이 갑자기 성을 버럭 내며
힘을 냈던 사건이 결합되자 소워비 부인의 고운 얼굴은 몇 번씩이나 붉으락푸르락 했다.
"세상에나!"
어머니는 말했다.
"그 꼬마 아가씨가 장원에 온 게 참 잘된 일이었네.
아씨에게는 이로운 일이고, 도련님에게는 구원받는 일이었어.
두 발로 서시다니!
우리 모두는 도련님이 곧은 뼈라고는 하나도 없는
불쌍한 반푼이 소년인 줄 알았제."
부인은 질문을 퍼부었고 푸른 눈은 깊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럼 장원에서는 어떻게들 생각하신다야?
도련님이 그렇게 몸이 좋아지고 명랑해져서 불평을 안 하니께?"
"생각이고 자시고 없어라."
디컨이 대답했다.
"맨날 맨날 도련님 얼굴이 달라져 보이는디.
살이 오르고 뾰족해 보이지도 않고 희끄무레한 밀랍 빛깔도 사라졌구먼이라.
하지만 아직도 조금은 불평을 하신다니께요."
이 말을 하면서 디컨은 자못 재미있다는 듯 씩 웃었다.
"뭣 땜에 그러신다? 당최 알다가도 모르겄네."
소워비 부인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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