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많이 웃을수록 몸에 좋은거여 5
콜린은 들떠서 듣고 있었다.
"보여 줄수 있어?"
콜린이 외쳤다.
"보여 줄 거야?"
"하먼."
디컨이 일어섰다.
"하지만 밥 말로는 처음에는 살살 하면서 지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혔어.
간간이 쉬면서 숨을 깊이 들이쉬고 무리하지 말라고."
"조심 할게."
콜린이 말했다.
"보여 줘! 보여 줘! 디컨.
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야."
디컨은 풀 위에 일어서서 조심스럽게 실용적이지만
간단한 근육 체조 동작을 연속으로 보여 주었다.
콜린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보았다.
자리에 앉은채로 몇 가지 동작은 따라 할수 있었다.
이윽고 콜린은 벌써 안정감이 생긴 발로 일어서서
몇 가지를 살살 따라 해보았다.
나도 같이 따라 했다.
이 공연을 바라보던 검댕이는 안절부절 못하며
앉아 있던 나뭇가지를 떠나 초조하게 콩콩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까마귀는 아이들처럼 동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그 체조는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콜린과 나 둘다 할때마다 좀 더 많은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식욕도 한층 더 솟았다.
그래서 디컨이 매알 아침 올때 덤불 뒤에 놓아두는 바구니가
없었더라면 둘 다 어쩔 줄을 몰랐을 것이었다.
하지만 구덩이 속에 지은 작은 화덕과 소워비 부인이
너그럽게 챙겨주는 간식만으로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메들록 부인과 보모, 크레이븐 박사는 다시 어리둥절 했다.
구운 달걀과 감자, 진한 거품이 인 갓짠 우유와 귀리 케이크,
방과 히스 꿀, 고형 크림을 배가 터져라 양껏 먹는다면
아침은 깨작깨작 먹고 저녁은 건너뛸 수도 있었다.
"둘 다 거의 입에 대지도 않아요."
보모가 말했다.
"아이들을 꼬드겨서라도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지 않으면 둘다 굶어 죽고 말거에요.
그런데도 애들 얼굴 보세요."
"보세요!"
메들록 부인이 분개해서 외쳤다.
"참나! 애들 때문에 속상해서 죽겠다니까요.
꼬마 악마 한쌍이에요.
어느 날은 윗도리가 터지도록 먹더니 다음 날은 요리사가
꼬시려고 만든 진수성찬에도 콧방귀를 뀌고 안 먹으려 해요.
어제는 그렇게 맛있는 영계 요리도 안 입도 안 먹고
새로 개발한 맛있는 푸딩에도 손을 안 대더라니까요.
불쌍한 요리사가 애들 먹으라고 개발한 푸딩인데
그걸 그대로 돌려보냈어요.
요리사는 울음을 터뜨릴 뻔 했어요.
애들이 굶어서 죽으면 자기 탓이라고 할까봐 겁을 낸 거죠."
크레이븐 박사가 와서 콜린을 오랫동안 주의 깊게 살폈다.
보모가 이야기를 하면서 의사에게 보이려고 그대로 두었던,
콜린이 손도 안 댄 아침 식사 쟁반을 보자
박사의 얼굴에는 몹시도 근심스러운 표정이 어렸다.
하지만 콜린의 소파 옆에 앉아서 진찰할 때는 한층 더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박사는 그동안 업무차 런던에 다녀오느라 소년을 2주 가까이 보지못했었다.
어린아이들이 건강해질 때는 그 속도가 무척 빠르기 마련이었다.
밀랍 같은 파리한 안색도 콜린의 피부에서 사라졌고 따뜻한 장밋빛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눈은 맑았고 눈 아래와 뺨, 관자놀이에 움푹 파인 그늘도 통통하게 차올랐다.
한때 어둡고 무거웠던 머리카락은 이마에서 건강하게
뛰어오를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활기가 넘쳐 부드럽고 따뜻했다.
입술은 더 도톰해졌고 정상 색깔로 돌아왔다.
기실,만성 환자인 소년 흉내를 내는 것치고는 형편없었다.
크레이븐 박사는 한 손으로 턱끝을 받치고 콜린을 찬찬히 살폈다.
"네가 아무것도 안 먹는다는 소리를 들으니 참 안타깝구나."
의사 선생이 말했다.
"그러면 안 되지.
애써 건강을 얻었는데 모두 잃어버릴 거다.
참 대단하게도 다시 찾은 건강이 아니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잘 먹더니."
"그건 부자연스러운 입맛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잖아요."
콜린이 대답했다.
가까운 걸상에 앉아 있던 나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참으려고 무던히 애쓰다가 마침내는 거의 목이 막힐 뻔했다.
"무슨 일이냐?"
크레이븐 박사는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뜬금없이 아주 진지한 태도를 취했다.
"재채기와 기침 같은 무엇이 나오려고 해서요."
나는 나무라듯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그게 목에 걸렸어요."
"하지만."
나는 나중에 콜린에게 말했다.
"멈출수가 없었어.
네가 먹은 커다란 감자와 입을 쫙 벌리고 잼과 고형 크림을 바른
두껍고 맛있는 빵 조각을 우걱우걱 씹는 네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그저 터져 나오는 거야."
"저 아이들이 남몰래 끼니를 때우는 방법이 있나요?"
크레이븐 박사는 메들록 부인에게 물었다.
"땅에서 파내거나 나무에서 따지 않는 한 없어요."
메들록 부인이 대답했다.
"아이들은 하루 종알 밖에 나가 있는데 자기들 말고
다른 사람은 만나지 읺아요.
만약 안에서 보내 준 것 말고 다른 음식을 먹는다면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을 거에요."
"이런."
크레이븐 박사가 말했다.
"아이들이 끼니를 거르고도 잘 지내는 한 너무 소란을 피우진 맙시다.
남자애는 아주 사람이 싹 달라졌으니."
"여자애도 마찬가지에요."
메들록 부인이 말했다.
"걔도 살이 오르니까 곧바로 예뻐지더니 그 못생긴 뚱한 표정도 사라졌지 뭐에요.
머리카락도 숱이 많아지고 건강해 보이는 데다 색도 환해졌어요.
이전에는 침울하고 성질 나쁜 꼬마였는데,
이젠 아씨랑 콜린 도련님은 마치 미친 아이들처럼 함께 깔깔거린다니까요.
어쩌면 둘 다 웃음을 먹고 통통해지는 지도 모르죠."
"어쩌면 그럴지도."
크레이븐 박사가 말했다.
"계속 웃으라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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