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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Garden - 크레이븐 고모부와 만남 3

Joyfule 2017. 11. 24. 05:40
    
    
      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2장 크레이븐 고모부와 만남 3  
     
    나는 한 발 고모부 곁으로 다가갔다.
    "그래도 돼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걱정스러운 작은 얼굴에 고모부는 한층 더 염려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렇게 겁먹은 표정 하지 말래도,
    물론 마음대로 해도 되지, 내가 네 보호자지 않느냐.
    물론 난 어떤 아이도 잘 보살피진 못하지만 말이다.
    네게 시간이나 관심을 줄 순 없다.
    나도 몸이 아프고 괴롭고 다른데 신경 쓸 일이 많으니까.
    그렇지만 네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난 아이에 관해선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네가 필요한 게 있으면 메들록 부인이 다 잘 살펴 줄거다.
    오늘 너를 오라고 한 건 널 만나봐야 한다고 소위비 부인이 주장했기 때문이야.
    부인의 딸이 너에 대한 이야기를 했나 보더구나.
    부인은 네가 신선한 공기와 자유가 필요하고 뛰어 돌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던데."
    "아주머니는 아이들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으세요."
    나는 다시 나도 모르게 말했다.
    "그렇겠지."
    고모부는 말했다.
    "황야에서 나를 불러 세우다니 참 뻔뻔한 사람이구나 했지만 
    그 부인이 그러더구나. 내 안 사람이 잘해 주었다고."
    죽은 아내의 이름을 꺼내기만 하는 것도 힘든 듯 보였다.
    "존경할 만한 부인이었어.
    이제 널 보니 그 부인이 똑똑한 말 했다 싶다.
    원하는 대로 밖에 나가서 놀려무나.
    여긴 큰 저택이니 어디든 원하는 대로 가고 원하는 대로 즐기렴.
    또 뭐 하고 싶은 게 있니?"
    갑작스레 어떤 생각이 퍼뜩 들었다.
    "뭐 원하는 데 있느냐?
    장난감이나 책, 인형을 갖고 싶어?"
    "원하는 게 있긴 한데요.
    땅을 좀 받을 수 있을까요?"
    난 약간 움츠리며 몸을 떨었다.
    난 지나치게 집중하느라 그 말이 얼마나 이상하게 들리는지, 
    그리고 그게 내가 하려던 말이 아니라는 것을 미처깨닫지 못했다.
    고모부는 좀 놀란 듯 했다.
    "땅이라니! 무슨 뜻이냐?"
    고모부는 되뇌었다.
    "씨앗을 심어서 식물을 가꿀 땅요.
    살아 있나 보게요."
    내 목소리가 흔들렸다.
    고모부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한손으로 재빨리 눈 위를 훑었다.
    "넌... 정원을 참 좋아하는 구나."
    고모부는 천천히 말했다.
    "인도에 있을 때는 정원을 잘 몰랐어요.
    항상 아프고 피곤했고 날씨도 너무 더웠어요.
    가끔은 모래 속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꽃을 꽂긴 했지만요.
    하지만 여기선 달라요."
    고모부는 일어나더니 천천히 방 이편으로 걸어왔다.
    "조금이라."
    고모부는 혼잣말로 말했다.
    난 고모부가 자기를 보고 무슨 기억을 떠올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모부가 발을 멈추고 내게 말을 걸었을 땐 
    그의 검은 눈은 부드럽고 친절하기까지 했다.
    "원하는 만큼 땅을 가지거라.
    널 보니 땅과 식물을 사랑했던 어떤 사람이 생각이 나는구나.
    원하는 땅을 보거든, 가지렴, 
    얘야 그리고 그게 살아나도록 해 봐."
    고모부는 허락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고모부는 미소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데서나 가져도 돼요?
    아무도 원하는 사람이 없는 땅이면?"
    "아무 데나.
    자! 그럼 이제 가 봐라. 난 피곤하니 말이다."
    고모부는 메들록 부인을 부르기 위해 종을 잡았다.
    "잘 가라. 난 여름 내내 돌아오지 않을 거다."
    메들록 부인이 어찌나 금세 나타났는지, 
    난 부인이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메들록 부인,
    이제 이 아이를 보니 소워비 부인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군.
    이 아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몸부터 튼튼해져야 할 것 같아.
    아이에게 간소한 건강식을 줘요.
    ​정원에서 마음껏 달리게 하고, 너무 지나치게 보살피지 말아요.
    이 아이는 자유와 신선한 공기가 필요하고 마꾸 뛰어다녀야 할테니.
    소워비 부인에게 가끔씩 와서 아이를 돌봐 주라고 하고,
    이 아이도 그 집에 이따금씩 보내요."
    메들록 부인은 기쁜 표정이었다.
    나를 너무 많이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듣자 안심한 눈치였다.
    부인은 나를 귀찮은 일거리 정도로 여겼고
    하인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나를 꽤 하찮게 생각했다.
    거기에 더해 메들록 부인도 마사 어머니를 좋아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수전 소워비와 저는 학교를 같이 다녔죠.
    길거리를 돌아다녀 봐도 그렇게 사리분별 있고 
    마음이 고운 사람은 만나기 어려울 겁니다.
    저야 아이가 없지만 수전에게는 열둘이나 있고 모두 다 건강하고 착하지요.
    메리 아씨가 그들과 함께 어울린다고 해도 전혀 해로울 일이 없을 겁니다.
    전 항상 아이들에 괸해서는 수전 소워비의 충고를 받아들이죠.
    수전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제 뜻을 잘 말씀드렸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잘 알아들었소.
    이제 메리 양을 데려가고 피처를 보내요."
    고모부가 대답했다.
    메들록 부인이 나를 방 옆의 복도에 데리고 나오자 
    난 날듯이 뛰어 안으로 돌아갔다.
    마사가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마사는 점심 설거지를 다한 후 다시 서둘러 돌아온 참이었다.
    "내 정원이 생겼어!
    원하는 자리 아무데서나 땅을 가져도 된대.!
    한동안은 가정교사도 없을 거고!
    마사 어머니가 나를 만나러 오시고 나도 마사네 집에 가도 된다고!
    고모부 말로는 나같은 어린애가 무슨 나쁜 짓을 하겠냐고
    원하는 대로 하래,아무 데서나!"
    "어머나! 정말 다정하시구먼요. 그렇죠?"
    마사가 기쁘게 대답했다.
    "마사. 고모부는 정말 좋은 분이야.
    하지만 얼굴이 너무 불쌍해 보이고 이마를 이렇게 찌푸리고 계셔."
    난 엄숙하고 말하고 할 수 있는 한 재빨리 정원으로 뛰어갔다.
    생각보다 더 오래 자리를 비웠고 디컨은 8킬로미터를
    걸어 집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떠나야 했다는 것도 알았다.
    담쟁이 덩굴 아래 문으로 슬쩍 들어갔을 때
    아까 헤어졌던 자리에서 일하는 디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원예 도구는 나무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난 그리로 뛰어가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디컨은 보이지 않았다.
    디컨은 벌써 가버렸고 비밀의 화원은 비어 있었다.
    다만 담장 너머로 방금 날아온 울새만이 똑바로 선 장미 나무 위에 앉아 
    날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가 버렸네.
    아, 그 애는 정말, 정말 그냥 나무 요정이었던 건 아닐까?"
    난 구슬프게 중얼거렸다.
    그때 장미 나무에 매인 희끄무레한 것이 내 시선을 끌었다.
    그것은 종이 쪽지, 마사가 디컨에게 보냈던 편지였다.
    쪽지는 큰 가시가 있는 덤불에 달려 있었고
    순간 난 디컨이 거기 놔두고 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위에는 거칠게 쓴 그림 같은 것이 있었다.
    처음에 난 무얼 그린 건지 분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다음 순간, 새둥지와 그 안에 앉아 있는 새를
    그리려 했던 것임을 알아보았다.
    그 아래에는 활자체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돌 아 올 게."
    난 미소를 지으며 활자체를 마음에 새겨넣었다.